반도체

SK하이닉스·삼성전자, 연달아 울리는 ‘경고음’

김도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하반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반도체 업황 회복은 아직이다. 연초 기대했던 ‘상저하고’는 현실화되지 못했다.

23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날 D램(더블데이터레이트(DDR)4 8기가바이트(GB) 기준) 평균 거래가격은 3.28달러다. 지난 2016년 9월(3.31달러)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10월부터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중이다.

메모리반도체 비중이 큰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은 직격탄을 맞았다. SK하이닉스는 매출의 약 80%가 D램이다. 올해 1분기에 ‘실적 충격’ (earning shock, 어닝쇼크) 이어 2분기도 우울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4분기 적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장비제조사, 후공정업체 등과의 일부 수주 계약을 보류했다. 내부 상황이 좋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협력사 관계자는 “SK하이닉스마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협력업체들도 점차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분위기도 좋지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장단을 이달에만 두 차례 만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세는 3분기에도 지속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20%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상가상으로 양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도 촉각을 세워야 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화웨이를 거래 제한 대상에 포함시켰다. 자국 기업에는 제재 동참을 요구했다. 인텔·마이크론 등은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반도체 시장 침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화웨이의 주문량 급감에 따른 재고 증가로 가격 하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사태가 우리나라 기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반도체 업황 반등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초호황 시기와 비교하면 부진이 맞지만, 정상 수준을 찾아가는 단계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다만 반도체 업계 전반적으로 생산량, 투자 속도 등의 속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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