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넥슨이 올해 최고 야심작으로 내세운 대형 모바일게임 ‘트라하’가 18일 자정에 출시됐다. 출시 전 사전예약자 규모가 410만명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초반 시장 반응이 상당하리라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애플 앱스토어에선 사전 다운로드 시작 4시간 만에 인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하루 이틀 지나야 시장 반응이 분명해지고 나름의 평가도 내려질 것이다. 현재 시장의 주된 관심은 트라하가 접속 장애 없이 원활한 서비스를 이어갈지 그리고 고착화된 앱마켓 매출 순위를 뒤흔들지에 쏠려 있다.
접속 장애는 이용자가 몰리면 여느 게임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넥슨은 대중의 기대치가 높은 야심작 출시 때마다 접속 장애를 일으켜 여러 번 쓴 소리를 들은 바가 있다.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트라하는 다른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트라하가 매출 최상위에 오를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트라하에 투입된 대규모 개발력과 마케팅 비용을 본다면 사실상 시장 1위를 겨냥한 게임이다.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1위 붙박이인 리니지M의 자리를 꿰차는 것이 넥슨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트라하가 ‘메기 효과’를 일으켰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메기 효과는 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말한다. 트라하가 고착화된 매출 순위를 뒤흔든다면 잠시나마 안주했던 경쟁자들도 부단히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넥슨 입장에서도 트라하가 더더욱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회사가 매각될 처지에 놓인 데다 지난해 넥슨코리아는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지 못하고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연봉인상률이 예상보다 낮은 탓에 직원들의 불만이 감지된다. 창립 이후 사내 분위기가 가장 좋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때 트라하가 크게 한방을 터뜨린다면 사기 진작을 위한 확실한 대책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트라하가 대형 야심작이긴 하나 게임 하나에 이렇게 여러 의미가 얽혀있고 간절함을 담은 시선이 쏠린 때가 있었을까. 그만큼 지금의 게임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넥슨은 유명 지식재산(IP)을 재활용하거나 기존의 흥행공식을 답습하기보다 모바일 환경에 타협하지 않은 최고품질의 게임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업계 맏형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