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중국보다 앞선 기술력” SKT 양자암호통신, 5G 단말‧자율주행‧위성까지 확대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텔레콤이 양자암호통신 주도권 경쟁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2월 SK텔레콤이 인수한 양자암호통신 전문기업 IDQ를 통해 기술력을 선점하고, 이를 바탕으로 5G 스마트폰부터 자율주행자동차, 위성까지 양자암호통신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양자난수생성기(QRNG)을 적용 완료하고, 다음 달 서울‧대전 구간에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연동해 데이터 송수신 보안을 강화한다고 18일 밝혔다. 또, ‘갤럭시S10 5G’와 같은 5G 스마트폰도 양자암호통신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제조사와 협의 중이다.

이는 위성까지 확장된다. IDQ에 따르면 양자암호위성은 2022년~2023년경 구현된다. 이미 기술은 확보한 상태다. 양자암호통신을 위성에 실제 적용해 쏘아 올리는 부분에 대한 연구만이 남아있다.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양자암호위성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중요 추진 과제로 꼽히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관심이 크다. 자율주행자동차를 비롯해 금융, 원격의료, 스마트팩토리 등 강화된 보안이 요구되는 영역과 사물인터넷(IoT)에도 양자암호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곽승환 IDQ 전략혁신 부사장은 “중국이 양자암호통신에 국가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내수시장에 국한되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다르다”라며 “중국을 제외한 세계 1위라고 자부하며, 기술력은 중국보다 앞선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성에 대한 양자암호 수요가 생각보다 강하며, 현재 QKD와 위성기술을 결합한 양자암호위성에 대한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 확보했다”며 “위성 쪽에서 많은 요청을 받고 있고, 이는 분명히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부연했다.

◆“현존하는 최고 보안 기술”=양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단위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 특성을 이용해 송신자와 수신자만이 해독할 수 있는 암호키를 만들어 도청을 막는 통신 기술이다. 현존하는 보안기술 중 가장 안전한 통신암호화 방식으로 평가 받는다.

기존 통신 방식을 공을 주고받는 행위로 비유하자면, 제3자가 몰래 공을 가로챈 후 복제본을 전달해도 탈취 여부를 알기 어렵다. 반면 양자암호통신은 비눗방울을 주고받는 것과 같아, 제3자가 비눗방울을 건들기만 해도 형태가 변형돼 해킹이나 복제 자체가 불가하다.

현재 통신암호 체계는 불규칙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숫자를 이용한다. 슈퍼컴퓨터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1억배 빠른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기존 암호체계의 사전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를 대비하기 위한 보안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곽 부사장은 “보통 99.9%가 안전해도 0.1% 영역에서 문제가 생기면 뚫린다”라며 “양자난수생성기의 경우, 이보다 높은 99.9999% 안전하며 난수에서 생기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복재원 ICT인프라센터 코어망엔지니어링팀장은 “양자암호로 전체적인 보안이 향상될 수 있으며, 현존하는 최고 보안기술로 5G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술을 상용화했다”며 “단말에 들어갈 수 있는 칩셋도 내부적으로 개발하고 있고, 보안을 높일 수 있는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초기시장, 넘어야 할 단계 많아=양자암호통신은 중국과 미국 등에서 주시하고 있는 분야로, 한국에서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시장형성까지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

이번에 SK텔레콤이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적용한 양자난수생성기의 경우, 유선에서 작동되며 상용망에서 연동되려면 KT와 LG유플러스도 해당 기술을 채택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통신사 간 정책 문제가 걸려 있다. 현재까지는 SK텔레콤 가입자 사이에서만 양자암호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단말에서 양자암호통신을 받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등 제조사에서 관련 칩을 탑재해야만 한다. 자율주행차량부터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IoT 디바이스의 경우 저렴하고 가볍고 작아야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양자암호통신 칩은 비싸다. 가격이 저렴해지려면 시장이 성숙하고 수요와 공급이 많아져야 한다.

심동희 SK텔레콤 ICT기술센터 글로벌테크 얼라이언스 리더는 “양자암호를 상용망에 적용하고 있지만, KT와 LG유플러스 3사 간 사업 협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라며 “IoT 디바이스에 양자암호통신을 연동하려면, 관련 칩에 대한 가격 문제 이슈가 있다. 하지만 5G 시대에서는 자동차 또는 각종 디바이스가 무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IoT 최초 통신망이라고 한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최민지
cmj@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