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Cloud Impact ③] 토종 클라우드의 반격, 시작될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현재까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권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만큼 AWS에 대한 경쟁사들의 공세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서 발생한 AWS 클라우드의 전산장애는 경쟁사들에게 좋은 공격 거리를 제공했다. 실제로 이 사고 이후, 국내 기업들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멀티 클라우드 등 다양한 옵션을 찾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시장 공략이 여지가 넓어지고 있고, 거기에 국산 클라우드 업체들도 속속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AWS는 2013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2016년1월 서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첫 데이터센터를 마련했다. 주요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삼성전자나 LG전자, 아모레퍼시픽, 신한은행 등과 같은 대기업 및 금융기관을 고객사로 끌어들였다. 과장을 좀 보태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점유율의 60~70%는 AWS가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AWS 이외에 현재 국내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 IBM,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공격적인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2017년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설립한 MS는 현재 AWS를 바짝 뒤쫓고 있다.
오히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 광의의 클라우드 개념으로 보자면 MS가 AWS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업체 가운데선 KT, 네이버 등이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규모 및 서비스 성숙도 측면에선 아직 외국계 기업에 비하면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공공 및 금융 시장이 열리면서 국내 클라우드 기업에게도 서서히 기회가 열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행정안전부는 이용기관 및 정보시스템 등급을 나눠 민간 클라우드 이용을 제한하던 기존 가이드라인을 폐지했다. 새롭게 만들어진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은 중앙부처 및 지자체의 내부 행정업무시스템 등을 제외한 대국민 서비스는 모두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게 했다.
물론 국가안보, 외교·통일, 수사·재판과 같은 국가 기밀이나 ‘개인정보보호법’의 민감정보를 처리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이와 함께 올 1월부터 개인정보 등 민감 정보도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는 전자금융감독 규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금융 클라우드의 문도 열렸다. 금융보안원은 클라우드 도입 지침이라 할 수 있는 ‘금융 분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가이드’을 발표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IT업계의 큰 손인 금융권의 클라우드 이용 확대가 예상됐다.
국내 클라우드 업체는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공공 및 금융권의 클라우드는 대거 완화된 규제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준비하고 따져야 할 것이 많다. 우선 공공부문의 경우 정부의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획득한 기업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클라우드 보안인증(IaaS 부문)은 KT,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NHN엔터테인먼트, 가비아, LG CNS 등 5곳의 국내 업체만 획득한 상태다. SaaS 부문의 클라우드 보안 인증도 진행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인프라(IaaS) 부문에 대한 인증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국내 업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금융부문 역시 클라우드 이용 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천적으로 금융사가 우선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어 금융사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선택 기준이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공공분야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인증을 받고 별도의 클라우드 존(Zone)을 마련하는 등 고객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특히 금융 분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가이드에 따르면, 고유식별정보 또는 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해당 정보를 처리하는 모든 시스템을 국내에 설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업무 및 데이터가 처리되는 물리적 위치를 시, 군단위까지 기재하고 금융당국 요청 시 세부 위치를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
통상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의 경우 공식적으로 국내 데이터센터 위치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명확하게 한 것이다. 즉, 금융당국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대한 접근권 및 감사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의미다. 금융보안원이 별도의 인증제도를 만들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벌어진 AWS의 서비스 장애 역시 이슈 역시 국내 업체들의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다수 업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멀티 클라우드’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권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에는 이를 고려한 듯, 특정 클라우드 사업자에 서비스가 집중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선 “중요도가 높은 정보처리시스템에 대해선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의존도가 과다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일부 금융권에서도 AWS 등 특정기업에 종속되는 ‘락인(Lock-in)’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및 멀티 클라우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타 클라우드 전문 기업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올해 클라우드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현재 이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국내 업체로는 NBP, NHN엔터테인먼트, KT 등이다. 네이버의 IT인프라 운영 자회사인 NBP는 최근 코스콤과 손잡고 금융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 상반기 중 여의도 코스콤 데이터센터 내 ‘금융 클라우드 존’을 구축해 증권 등 클라우드 고객을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이미 한국은행, 삼성카드, 미래에셋대우 등의 금융권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다. NBP는 코스콤과 7년 간의 파트너십을 맺고, 당장 코스콤의 서비스 일부가네이버 클라우드로 이전될 예정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KB금융그룹과 제휴를 맺으면서 금융권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2015년부터 ‘토스트 클라우드’라는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KB금융그룹의 협업 플랫폼 ‘클래용(CLAYON)’이 현재 NHN엔터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내 별도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개발환경은 AWS에 있지만, 개인정보 등을 다루는 핵심 시스템은 토스트 클라우드에서 돌아간다.
국내업체 가운덴 가장 먼저(2011년)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든 KT도 2017년 웹캐쉬와 클라우드 기반 금융보안데이터센터(FSDC)를 통해 금융권 고객을 공략 중이다. KT는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추진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및 데스크톱 가상화(DaaS) 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밖에 LG CNS 등 IT서비스업체의 경우, 자체 솔루션 및 해외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LG CNS의 경우 최근 AWS와 협력을 통해 은행·카드·생보·손보·증권·캐피탈 등 6개 금융업권별 업무 특성에 최적화된 ‘한국형 금융 클라우드 모델’을 공동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회사는 지난해 1월 정부의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통해 공공기관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IBM과 협력 중인 SK(주) C&C는 자체 클라우드 브랜드, 클라우드 제트(Z)를 통해 퍼블릭 및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을 모두 제공하고 있고, 삼성SDS는 작년 하반기부터 프라이빗 클라우드 및 AWS, MS, 구글, 오라클, 알리바바 등 5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SDS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로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가 좋은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보안 및 안정성에 대한 요구수준이 높은 금융권 고객을 우선 확보한다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보안요건을 충족한 외국계 클라우드 기업의 공세가 시작되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클라우드 임팩트(Cloud Impact) 2019 컨퍼런스’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2월21일(목) ‘클라우드 임팩트(Cloud Impact) 2019 컨퍼런스-클라우드 시대로의 성공적 여정과 IT전략’을 개최합니다. 지난해 클라우드 규제 완화를 계기로 올해 공공/금융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IT 혁신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도될 전망입니다. 이미 공공 및 금융권에선 클라우드 도입 확산을 위한 파일럿(시범) 사업을 비롯해 기존 IT인프라의 클라우드 전환에 대비한 사업 등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2018년 말, 일부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따라 안정적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위한 ‘멀티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기업 맞춤형’ 클라우드 인프라 채택시 요구되는 비용과 함께 운영의 묘를 어떻게 살릴지가 중요한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2019년 금융 공공부문 클라우드 정책 가이드라인에 대한 분석, 최적화된 클라우드 구현 및 운영전략, 최신 클라우드 구현 기술, 한국형 클라우드 구축 사례 등 관련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장을 마련코자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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