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9년을 대비한 인사와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휴대폰 사업의 경우 삼성전자는 ‘안정’ LG전자는 ‘변화’를 줬다. 양사는 처지가 다르다. 삼성전자는 개발팀장에게 힘을 실었다. LG전자는 또 한 번 TV 인력에게 운명을 맡겼다. 처지는 다르지만 숙제는 같다. ‘타도 중국’이다.
14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019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LG전자는 지난 11월28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무선사업부와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에서 휴대폰 사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노태문 개발실장<사진 왼쪽>을 사장으로 승진 연임시켰다. 사장급 개발팀장은 현 대표 체제에선 처음이다. 노 사장은 올해 인사에서 유일한 사장 승진자다. 무선사업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장 고동진 대표와 투톱 체제나 다름없다. 개발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이후 신기술 채용 등에 소극적 태도를 취했다. 기능 확대보다 사용성 강화에 힘을 쏟았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세계 1위는 유지했지만 판매량과 수익성이 주춤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2200만대다. 전년동기대비 2410만대 감소했다. 점유율 상위 5개사 중 2017년 대비 누적 판매량 축소는 삼성전자뿐이다. 트리플 카메라 등으로 무장한 중국 업체에 시장을 뺏겼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단일 시장인 중국서 부진했다.
전략 수정은 올 하반기 가시화했다. 지난 10월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후면 3개 카메라와 4개 카메라를 장착한 ‘갤럭시A7’과 ‘갤럭시A9’를 선보였다. 지난 11월엔 접는(폴더블, Foldable)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이달엔 카메라 자리만 뺀 디스플레이 ‘인피니티오(O)’를 채용한 첫 스마트폰 ‘갤럭시A8s’를 내놨다. 중저가폰은 중국 업체와 직접 경쟁이 불가피한 분야. 신기술을 중저가폰에 먼저 넣어 경쟁에서 앞서가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개발 및 양산 기간 등을 감안하면 준비는 올 초부터 한 것으로 여겨진다.
LG전자는 권봉석 사장<사진 오른쪽>에게 MC사업본부를 맡겼다. 그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이다. HE사업본부는 TV가 주력이다. TV와 휴대폰을 함께 담당한다.
LG전자는 휴대폰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TV쪽에서 구원투수를 데려왔다. 스마트폰 진입에 늦어 어려움이 빠졌을 때 MC사업본부장을 한 박종석 전 LG이노텍 사장도 그랬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사업부장에서 MC연구소장으로 옮겼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MC사업본부장을 했다. G시리즈가 그의 작품이다. 당시 권 사장이 상품기획그룹장으로 보조를 맞췄다.
이번 인사의 차이점은 MC사업본부장을 다른 사업본부장이 겸임한다는 점. 사업본부장 겸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정환 전임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융복합사업개발부문장이다. 통신은 남기고 휴대폰은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다른 사업과 접목은 융복합사업개발부문이 하면 된다. 휴대폰 사업은 지난 3분기까지 14분기 연속 적자다. 손해만 나는 사업을 지속할 이유는 없다. 내년 점화하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서도 반등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 권 사장이 전임자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유지할지부터 관전 포인트다. 황 부사장은 스마트폰 출시 국가를 줄이고 제품군을 단순화 해 비용을 덜었다. 권 사장의 색깔이 나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