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8K TV 시대 개막…LCD 물량 공세 예고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울트라HD(3840×2160)를 넘어선 8K 해상도(7680×4320) TV 시대가 본격화된다. 이미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샤프를 비롯해 이 시장 1·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후방 산업계도 움직임이 빨라졌다. 특히 중화권의 액정표시장치(LCD) 물량 공세가 예상된다. 10세대 공장을 가동하면서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고해상도 트렌드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K LCD 패널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대만의 AUO다. 지난해 4분기부터 초도 양산을 시작, 조금씩 수율과 물량을 확대했고 화면크기도 70인치대에서 80인치대로 다양화했다. 이노룩스도 2017년 3분기 65인치 8K LCD 패널을 소개한 이후 공급을 조금씩 늘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삼성·LG디스플레이가 모두 준비를 마친 상태다. 우선 삼성전자는 그동안 확보한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뿐 아니라 타 패널 업체에서도 언제든지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초기 8K LCD 패널 물량이 많지 않고 퀀텀닷(양자점·QD)을 활용한 ‘QLED’ 브랜드에만 집중될 예정이어서 공급망이 단숨에 넓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일단 LG전자만 고객사로 확보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8K LCD 패널은 약간 애매한 아이템이다. 그렇다고 8K OLED 패널의 물량 확보가 쉬운 것도 아니다.
올해 CES2018을 통해 88인치 8K OLED 패널을 공개했으나, OLED 패널에서 고해상도를 구현하려면 개구율(실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 비율) 확보가 쉽지 않다. 자발광 소자를 사용하는 OLED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개구율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밝기를 보상하기 위해 전류량을 늘리면 소자 수명이 단축되는 등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세트업체(삼성·LG)는 해상도가 아닌 폼팩터나 디자인, 스마트 등의 기능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재미를 못 봤다”라며 “디스플레이 발전이 화면크기·해상도 중심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같은 패턴을 답습하기보다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8K TV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한 제품”이라며 “전략을 수립할 때 기존 UHD 제품과의 가격 차이도 고려해야 하고 앞서 나간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하려면 HDR, 커브드, QD, OLED 등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8K TV 시장은 오는 2022년까지 54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규모는 미미하지만 업계에서는 초기 UHD 시장과 같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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