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딜라이트닷넷] '각자도생' 불황겪는 디스플레이업계의 변신

신현석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이 사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디스플레이가 아닌 새로운 영역에서 사업을 추진하거나 디스플레이 시장 변화에 맞춰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장비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디스플레이 업계 불황과 무관치 않다. 하이투자증권의 정원석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남으면서 치킨게임이 끝났으나 디스플레이는 아직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올해 2분기부터 중국 패널업체를 제외하고 모든 디스플레이 업체가 LCD 사업 영역에서 큰 폭의 적자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 상황에 대해 전문가와 업체별 전망은 다양하다. 가령 중국의 LCD 굴기에 따라 국내 장비업체 수혜가 얼마나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업체들 전망은 2년에서 5년으로 저마다 차이가 있다. 아예 디스플레이 산업 자체의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리라 전망하는 업체도 있다.

전망이 다르면 대처 방법도 갈리는 법이다. 경영진의 시각 차이가 사업 차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실제 업체들은 각자 시장을 보는 시각에 따라 각자도생하고 있다.

우선 디스플레이 업종이 아닌 신규 영역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로 미래컴퍼니(대표 김준홍), 리드(대표 구명준), 쎄미시스코(대표 이순종), 베셀(대표 서기만) 등이 있다.

미래컴퍼니는 신규사업으로 3D 센서 모듈 및 복강경 수술 로봇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3D 센서 모듈이 안전 관련 산업에 활용돼 본격적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수술용 로봇 영업망을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3월 복강경 수술 로봇 ‘레보아이(Revo-i)’를 출시했다.

리드는 올해 최대주주와 대표 모두 구명준 대표로 교체됐다. 올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테스트·양산장비업체 아이솔루션과 게임 개발업체 아이피넛게임즈 지분을 연이어 매입하고 신규사업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주요 제품은 LCD 인라인 시스템, TCU(Thermal Control Unit) 등으로 주로 LCD 장비 매출이다. 올해 5월 발행한 CB로 조달하는 500억원 중 400억원을 타법인 취득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앞으로도 다른 기업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

쎄미시스코는 지난 2016년부터 초소형 전기차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작년 5월 준공한 세종공장을 통해 초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중국 쯔더우(ZD)로부터 수입한 D2를 시장에 판매했으며 오는 7월부턴 자체 개발한 R3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마트를 통한 판매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올해 2월부터 초소형 전기차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베셀은 경항공기 사업을 지난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LCD 패널 생산을 위한 ‘인라인시스템(In-Line System)’ 생산·판매가 주력 사업이다. 작년 LCD 사업군 매출은 전체에서 91.7%를 차지했다. 일단 LCD 시장이 하향세이기는 하나 매출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패널업체들이 당분간 LCD에 주력할 수밖에 없어 단기적으로 매출 급락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토교통부와 수도권 내 경항공기 생산시설 확보를 두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디스플레이 업계 내에서 기회를 엿보는 업체도 있다. 탑엔지니어링(대표 김원남, 류도현), 인베니아(대표 정호영) 등 LCD에서 OLED로 사업 변화를 꾀하려는 업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에 더 깊이 뛰어드는 인베니아(대표 정호영), 아이씨디(대표 이승호) 등이다.

탑엔지니어링은 OLED 장비 제품군을 확장해 기존 LCD 주력이던 사업에 큰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작년 OLED 장비 매출 비중은 0%였던 데 비해 LCD 장비는 65.62%였다. 올해 1분기에도 OLED 비중은 변함없이 0%였다. 자동차 전자장치(전장)용 장비 영역에도 진출한다. 다만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에 맞춘 장비 개발에 방점이 찍혔다고 볼 수 있다.

인베니아도 공정기술·장비를 제공하는 종합장비회사로 나아가고자 LCD에서 OLED로 장비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건식식각장비(Dry Etcher)의 경쟁력 강화와 신규 고객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아이씨디는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TFT-LCD(박막트랜지스터 액정 디스플레이) 등 평판디스플레이(FPD) 양산에 필요한 제조장비 사업을 영위한다. 작년 매출 비중은 HDP Etcher(고밀도 플라스마 식각장비) 54.34%, CVD·증착기·증착전 Asher 37.50% 등이다. AM-OLED와 TFT-LCD Dry Etch과 같은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성막기술 사업 등 관련 분야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진공기술·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한 증착장비 사업을 통해 LCD, AM-OLED 용 PE-CVD(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 AM-OLED용 증착장비 사업 등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 외 레이저 초고속·초정밀 가공 장비를 개발하는 제이스텍(대표 김규동), 전주도금마스크 대응용 증착장비 및 광학 박막코팅용 반응성 스퍼터를 개발하는 선익시스템(대표 박재규, 이영종), 레이저 리페어 장비의 옵틱 등 기반 기술을 활용해 광계측검사장비를 개발하는 참엔지니어링(대표 김규동)과 같은 디스플레이 사업을 강화하는 업체가 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신현석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