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IT업계, 블록체인 맞손…응용 기술 확보에 초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은행과 IT업체간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개발을 위한 협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글로벌 IT기업 오라클과 손잡고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 구축 및 공동 마케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 사는 하나금융그룹이 가진 비즈니스 노하우와 오라클의 기술 역량을 통해 블록체인, 멤버십, E-Money,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영역에 대해 함께 연구 개발하는 것에 합의했다.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 대한 협력을 체결했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블록체인’이다. 하나은행이 선보인 GLN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글로벌 디지털자산 교환 네트워크다. 하나은행은 오라클과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의 인프라를 마련했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업체들에 비해 블록체인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하던 오라클은 지난해 10월 ‘오라클 블록체인 클라우드(Oracle Blockchain)’ 클라우드 서비스를 발표했다. 이어 하나은행과 손잡으면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시장에서 상용 사례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오라클이라는 글로벌 브랜드를 이용하고 오라클은 하나은행을 포함한 GLN 네트워크 참여사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 양사가 윈-윈모델을 꾸릴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하나은행과 오라클은 연구소 설립에도 나설 계획으로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과 은행들의 합종연횡은 이전부터 진행돼온 사안이다. 중앙 신뢰기관을 거치지 않고 서로간의 거래를 증명하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살려 은행 간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송금 및 금융정보를 교환하는 모델이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결제 전문 IT기업 비자(VISA)와 손잡고 해외 기업송금 서비스 ‘비자 B2B 커넥트’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비자 B2B 커넥트는 비자와 미국 벤처기업인 체인이 공동 개발한 국제송금 서비스로 현재 시범사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또 신한은행은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인 ‘스트리미’와 영국 현지 핀테크 기업 및 연구소와 5자간 전략적 업무제휴를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치전송 네트워크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우리은행도 LG CNS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양사는 은행의 다양한 업무에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공동 플랫폼을 구축하며 공동 투자∙개발∙운영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한다.
국민은행은 핀테크기업인 코인플러그와 블록체인기술 기반의 해외송금서비스 기술검증(PoC)을 완료하고 국내본점과 국외지점간의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은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CEV’에 가입해 영국 바클레이스, 미국 US뱅크 등 글로벌 은행 18곳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국제 자금 이체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국내 은행권 차원에선 은행권 블록체인 공동인증 시스템 구축인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삼성 SDS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으며 상반기 내 6개 은행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은행들이 블록체인에 기반한 상용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IT업계와의 합종연횡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IT업계 입장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서도 금융권을 중심으로 상용 서비스 창출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 및 상용 서비스의 '사례'로서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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