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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된 레진 사태… 결국 작가 시위까지 촉발

이형두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블랙리스트 의혹 등으로 장기화된 레진 사태가 결국 작가 시위 사태로 이어졌다. 11일 열릴 예정이었던 레진 작가 간담회가 대관처 사정으로 인해 취소되자 작가들이 레진 본사 사옥 앞으로 모여 누적된 불만을 쏟아내며 업체 측을 성토했다.

11일 ‘레진 불공정 피해작가 연대’는 서울 강남구 레진코믹스 사옥 앞에서 ‘레진코믹스 불공정 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레진엔터테인먼트(대표 한희성) 측에 불공정 계약 논란 및 블랙리스트 의혹 등에 대해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집회 발단은 간담회 참가 자격을 현재 레진 전속 작가만으로 한정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에이전시 소속 작가, 현재 사업이 종료된 웹소설 작가 등 이해관계가 얽힌 관계자들이 많았으나, 레진 측은 간담회 성격 상 모든 희망자를 참석시키기 어려우며, 웹소설 작가 관련 간담회는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에이전시 소속 작가는 참석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으나, 시위가 철회되지 않자 간담회 대관처 측에서 장소 사용이 불가하다는 공문을 보내 간담회 자체가 연기됐다.

이날 집회 측에서 다뤄진 내용은 그간 논란이 됐던 ▲미니멈게런티(MG) 제도 ▲지각비(마감 미준수 지체상금) 제도 ▲작가 블랙리스트 의혹 해명 ▲글로벌 진출 시 판권 문제 등이다.

MG는 레진이 지난 2015년부터 작가의 최소수입을 보장해주기 위한 취지로 도입한 제도다. 월 4회 연재 기준으로 수익 200만원을 보장한다. 코인 결제로 발생하는 유료 수익(1코인 당 140~180원)은 플랫폼과 작가가 7대3으로 분배한다.

작가들은 “레진이 그동안 대외 선전용으로 MG제도를 선전해왔으나, 작가가 배분받은 3의 비율이 200만원을 넘지 못하면 유료수익을 전혀 배분받지 못하는 불공정한 제도”라며 “아울러 해외 출판권 계약을 묶어서 체결하지 않거나. 10일단위로 연재하는 작가는 그 200만원도 보장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 작품의 총 매출 560만원이 발생하더라도 작가가 받는 수익은 200만원이다. 즉 561만원 매출이 발생해야 200만3000원으로 추가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선두 기업인 레진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자 업계 전체에 같은 방식이 적용돼 악영향을 줬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집회에 참여한 한 작가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레진이 작가 노동의 대가인 ‘작품 판권’을 가져가면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MG는 작가에게 빚을 지우는 제도라고 본다. 우리는 노동의 정당한 대가인 원고료를 받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레진은 간담회에서 발표할 예정이었던 MG제도 개선, 블랙리스트 논란 해명 등을 담은 문서를 메일을 통해 작가들에게 배포했다. 특히 블랙리스트 의혹의 경우 프로모션 선정 및 운영 기준, 성과, 개선 방향에 대해 자세한 데이터까지 공개했으나 작가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 작가는 “오늘 레진에서 배포된 내용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라, 사안을 아주 조금씩만 양보해 사태를 잠재우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현재 내부 고발자까지 나온 상태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든 적이 없고, 만들 생각이 없다는 변명을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레진 측 관계자는 "중국 정산 지연 지급 문제나 웹소설 서비스 종료 등 여러사안을 진행함에 있어 저희의 미숙함이 많았다"며 "심려끼쳐 드려 죄송하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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