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대표 “국내 보안시장 1위 못 할 이유 없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한국 보안시장에서 목표요? 당연히 1위입니다. 전세계 시장에서도 선두 자리에 있는데, 국내에서 1등을 못 할 이유가 없죠.”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대표<사진>가 주저 없이 밝힌 시스코코리아의 국내 보안시장 목표다. 매출 성장률, 고객군을 얼마나 넓힐 것인지를 말하기에 앞서 ‘1등’부터 언급한 것은 자신감의 표시다.
시스코에 두 번 입성한 조범구 대표. 그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시스코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후 삼성전자를 거쳐 지난해 8월 다시 시스코코리아로 돌아왔다. 이미 시스코 내부 사정에 정통한 만큼 발 빠르게 사업을 진두진휘하며 경영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주요 사업 중 하나로 보안을 택했다.
시스코는 국내에서 네트워크 장비회사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물론,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 통신·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에 올라 있다. 보안시장에서도 블루코트를 인수해 공룡 보안기업으로 도약한 시만텍에 이어 글로벌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국내 보안시장 공략은 다소 늦었으나, 본격적인 도움닫기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수준의 성과를 국내에서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와 관련 조범구 대표는 지난 21일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러한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조 대표가 그리는 시스코코리아의 국내 보안사업 방향과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시큐리티 에브리웨어” 시스코도 시스코코리아도 ‘보안’ 주시=지난해 시스코 보안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19억6900만달러를 기록, 제품 매출의 4%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1년간 시스코는 16개 회사를 인수했는데 그 중 9곳이 보안회사다. 대표적으로 ▲2013년 네트워크 보안업체 소스파이어(27억달러) ▲2015년 클라우드 기반 보안업체 오픈DNS(6억5000만달러) ▲2015년 랜코프(4억5000만달러) ▲2016년 클라우드 보안업체 클라우드락(2억9000만달러) 등을 꼽을 수 있다. 앞으로도 한국 내 보안 스타트업을 포함해 인수 대상 업체를 물색하며 보안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것이 글로벌 방침이다.
시스코코리아도 이 같은 본사 방향을 따르고 있다. ‘시큐리티 에브리웨어(Security Everywhere)’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보안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안 등 신규 사업에서 40~50% 이상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투자를 집행하며 사업모델 재편을 구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시스코는 보안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나 또한 시스코의 의지와 같다”며 “시스코 코리아는 시큐리티 에브리웨어 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며, 네트워크를 쥐고 있는 만큼 보안 분야에서 발생한 문제를 누구보다 빨리 발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코는 네트워크 보안뿐 아니라 이메일 보안, 방화벽, 클라우드까지 엔드투엔드 보안 솔루션을 확보한 상태”라며 “네트워크에 강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고 이상 징후를 가장 빨리 발견하는 의미 있는 솔루션이 6~7월경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보안제품 평가 전문기관 NSS 랩스의 성능테스트에 따르면 시스코 보안제품은 1분 이내 70% 이상 위협을 막아냈으며 최종적으로 악성코드 100%를 탐지했다. 시스코에 따르면 시스코 보안 솔루션은 3분 내 문제의 90%를 탐지하고 5~6분 내 적절한 조치까지 취한다.
◆보안 특화 파트너부터 조인트 벤처까지…보안 사업모델 구상 중=조 대표는 시스코가 가진 보안의 강점을 국내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게 하려고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조 대표는 “채널 파트너 구조를 바꿔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스위치와 라우터에 채널 파트너가 집중돼 있었는데, 보안에 특화된 사업 파트너를 찾을 필요가 있으며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인력과 기술력을 계속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에서 보안사업만 할 수 있는 조인트 벤처를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보고 있다”며 “몇 개 회사와 조인트 벤처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아직은 논의 단계”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가 조인트벤처와 특화 채널 파트너 협력 등을 고민하는 것은 국내 보안시장을 돌파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서다. 특히, 국내 업체와 조인트벤처를 맺는다면 정부 및 공공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시장에 진입하기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시스코코리아는 본사에 비해 보안을 늦게 시작했지만, 국내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다가오고 있고 위협은 점점 지능화되고 있는데, 보안 솔루션은 이를 재빨리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대기업과 정부의 보안 수준은 얼마나 지능화된 솔루션을 갖고 있느냐가 잣대가 될 것”이라며 “결국, 보안에 대한 니즈는 로컬에서 개발해 대응한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할 것이며 이러한 상황은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대표는 “시스코는 네트워크 자체를 보안 탐지 센서 역할을 하도록 구현하고 있다”며 “전세계 존재하는 어떤 보안 회사보다 차별화된 역량을 갖고 있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보안 위협 중심에 있는 한국, 이제는 달라져야=이와 함께 조 대표는 한국의 보안 투자 및 의식 수준이 격상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전세계 가장 큰 해킹 부대를 갖고 있는 중국, 러시아, 북한과 근접한 거리에 있고 정치적, 군사적인 관계가 얽혀 있어 사이버 공격 위협을 상당히 많이 노출돼 있다.
조 대표는 “보안 위협 수준은 지능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해커들이 넘을 수 있는 벽을 내세우면서 보안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이제 외산이냐 국산이냐를 따지기보다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기업들은 적게는 6개 많으면 50개 이상의 보안 솔루션을 사용하는데, 서로 대화하지 못하는 보안 솔루션은 소용이 없다”며 “보안 솔루션이 서로 호환되고 연계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 대표는 한국 보안 투자 수준이 해외에 비해 20%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 번 보안 시스템을 설치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조 대표는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보안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곳은 시스코뿐”이라며 “시스코코리아는 좋은 비즈니스 등을 통해 한국정부 등에 기여하며 공동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으며, 한국에 기여하는 회사로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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