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소손 원인은 ‘배터리’…재발방지 대책 강화(상보)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는 23일 서초사옥에서 국내외 언론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갤럭시노트7 소손 원인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향후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소손 원인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UL, Exponent, TÜV라인란드 등 해외 전문기관서도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UL의 컨슈머비즈니스 부문 사지브 지수다스 사장, Exponent의 수석 연구원 케빈 화이트 박사, TÜV 라인란드 홀거 쿤츠 부사장이 참석해 각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그동안 고객 여러분과, 통신 사업자, 유통 거래선, 모든 협력사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노트7 소손의 원인을 철저하게 밝혀내고, 개발, 제조, 검증 등 모든 프로세스에 대한 종합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금번 소손 원인에 대한 개선 외에도, 배터리 내부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특수 장비를 도입하고, 배터리와 완제품에 대한 대량 충방전 테스트, 사용자의 실제 사용 환경을 고려한 가속 시험도 강화하는 등 ‘8 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자세한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다.
▲ ‘안전성 검사’ : 배터리의 안전과 내구성을 검사하는 것으로 주기와 횟수를 대폭 확대
▲ ‘배터리 외관 검사’ : 배터리 외관의 이상여부를 표준 견본과 비교 평가
▲ ‘엑스(X)레이 검사’ : 배터리 내부의 극판 눌림 등을 사전에 발견하는 검사
▲ ‘배터리 해체 검사’ : 배터리 내부의 탭 융착 상태나 절연 상태, 공정 품질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
▲ ‘TVOC 검사’ : 배터리 누액이 발생할 경우 이를 감지해 내는 검사(Total Volatile Organic Compound, TVOC)
▲ ‘ΔOCV 측정 검사’ : 상온에서 배터리 전압의 변화가 있는 지를 확인해 배터리 이상 유무를 재점검하는 검사(ΔOCV: Delta Open Circuit Voltage)
▲ ‘충방전 검사’ : 완제품을 대상으로 소비자 조건에서 충전과 방전을 반복적으로 시험
▲ ‘사용자 조건 가속 시험’ : 소비자 사용 환경에 맞춰 집중 검사로 제품 출고 전에 실시해 다시 한 번 안전성을 검증
삼성전자는 핵심 부품에 대한 설계와 검증, 공정관리 등을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하는 등 부품 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더욱 강화했다.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하여 ‘다중 안전장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 실장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여 소비자가 사용 중 제품을 떨어뜨리는 경우에도 배터리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로 적용하는 한편, 배터리에 대한 안전 설계 기준도 강화했다.
또한 충전 온도와 전류, 충전 속도에 대한 보다 안전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등 소프트웨어 보호 알고리즘을 강화했다. 학계와 연구기관의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 제품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캠브리지대학교 클레어 그레이 박사, 버클리대학교 거브랜드 시더 박사, 스탠포드대학교 이 추이 박사, 아마즈 테크컨설팅 최고경영자(CEO) 토루 아마즈쓰미 (Toru Amazutsumi) 박사 등 리튬 이온 배터리 관련 전문가를 자문단으로 위촉했다.
더불어 이번 교훈을 통해 업계 전체가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다중 안전 설계와 검증 프로세스 등을 관련 단체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소손 원인은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분석됐다. 고동진 사장은 “지난 수개월 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품뿐만 아니라 각각의 검증 단계와 제조/물류/보관 등 전 공정에서 원점에서부터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 시장에서 발생한 소손 현상을 실험실에서 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대규모의 재현 테스트 설비를 구축해 사용자 조건과 유사한 환경 하에서 충방전 테스트를 통해 소손 현상을 재현했으며 이를 통해 정확한 분석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제품 20만대, 배터리 3만개로 진행한 대규모 충방전 시험에서 소손 현상을 재현했으며 제품에 채용된 A배터리와 B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원인으로 소손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소손 원인 분석에 참가한 해외 전문기관의 분석 결과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모아졌다. UL은 갤럭시노트7 소손 원인 규명을 위한 상세한 기술적 분석을 진행했다. UL은 제품 레벨에서 소손과 연관된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으며 A배터리는 배터리 위쪽 코너에 눌림 현상과 얇은 분리막으로 배터리 내부 단락을 발생시켜 소손 유발 요인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B배터리에 대해서는 비정상 융착돌기, 절연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의 조합이 배터리 내부에서 단락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과학기술 분야 분석 전문 기관 Exponent도 제품 전반에 걸친 상세한 분석을 진행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석에서는 소손과 관련 있는 요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배터리는 음극탭 부위 젤리롤 코너의 눌림 현상을 소손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B배터리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융착 돌기와 그로 인한 절연 테이프와 분리막 파손을 내부 단락을 발생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TÜV라인란드의 경우 배터리 물류 시스템과 폰 조립 공정 운영상의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심사한 폰 제조 공정과 배터리 물류 시스템에서 배터리의 안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을 만들기 위해서 배터리 사양에 대한 목표를 제시했고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 상의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경영 전반에 걸쳐 품질 최우선의 경영 체제를 강화해 제품 안전성에 있어서도 새로운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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