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LCD 유리기판 투자 또 연기…사업 불확실성↑
LG화학이 7000억원 규모의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증설 투자를 또 늦췄다. 지난 2014년 투자시행 마감을 앞두고 증설 계획을 미룬 이후 벌써 세 번째다. 사업 자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증설 철회는 검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2009년 독일 쇼트와 관련기술 특허 사용권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LCD 유리기판 사업에 진출했다. 2013년에는 LCD 유리기판 사업의 조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4년까지 1~2라인을 더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계속된 투자 연기로 파주공장에서 1호 라인만 가동되고 있는 상태다.
LCD 유리기판은 디스플레이 패널의 필수 부품으로 미국의 코닝, 일본의 아사히글래스(AGC), 니폰일렉트릭글래스(NEG)가 세계 시장에서 9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연간 17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나 이들 세 업체가 워낙 탄탄한 입지를 가지고 있어 신규 업체의 진입장벽이 높다.
LG화학은 증설 투자를 통해 0.5mm 두께의 LCD 유리기판을 만들 계획이었으나 이 정도만 가지고는 시장을 공략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원가절감과 커브드의 유연성 확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패널에 0.4mm LCD 유리기판을 적용했으나 수율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예상보다 수율이 너무 떨어져 대규모 손실을 봤다.
어려움은 또 있다. 2년 연속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은 역성장을 기록했을 정도로 부진에 빠져 있다. 최대 수요처인 TV 판매가 정체를 나타내고 있어서 연간 2억2000만대 이상의 수요는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프리미엄 수요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LG화학 입장에서는 증설을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LCD 자체가 성숙산업으로 진입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LG화학의 LCD 유리기판 증설 여부는 LG디스플레이 최고생산책임자(CPO) 출신인 정철동 부사장(사장 승진)에게 달려 있다. 정 부사장은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센터장 및 CPO 직책을 수행하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생산 기반 구축 및 생산 기술력 강화를 담당했다. 정 부사장은 LG화학에서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를 맡아 편광판 및 고기능필름 사업 턴어라운드, 유리기판 및 수처리필터 등 신규 사업의 조기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LG화학 LCD 유리기판 사업이 생산성과 수율 문제로 램프업(생산량 확대)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감가상각이 마무리되고 손익분기점(BEP) 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미 있는 수치가 나오지 못하면 LCD 유리기판 사업 철수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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