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16] 무한도전이 극한도전으로…中, 방송포맷 베끼기 심각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중국의 한국 방송포맷 베끼기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연구용역보고서 ‘방송포맷산업 현황, 전망 및 육성 방안 연구’ 등에 따르면 중국의 일부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우리나라 방송포맷을 무차별적으로 베끼고 방송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 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중국 내 각 방송사에 정식으로 판권계약을 맺고 방송된 프로그램은 23개로 나타났다. 지상파의 경우 KBS가 ‘1박2일’, ‘개그콘서트’ 등 4편이, MBC의 경우 ‘나는 가수다’ ‘무한도전’ 등 6편이, SBS는 ‘런닝맨’, ‘정글의 법칙’ 등 3편이 수출됐다. 종편과 케이블TV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등 2편, TVN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 4편, MNET ‘슈퍼스타K’가 각각 정식 판매됐다.
하지만 중국 내 방송사에서 한국 방송포맷을 정식 판권 계약도 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베껴 방송하여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방송포맷도 적지 않다. 최근 3년 동안에만 최소 11편이 확인됐다. KBS의 ‘1박2일’, ‘개그콘서트’ 등 3편, MBC는 ‘무한도전’ 1편, SBS는 ‘심폐소생송’ 등 3편이 해당됐다. JTBC의 ‘히든싱어’, ‘대단한 시집’, TVN의 ‘꽃보다 누나’, MNET의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도 중국 방송에서 표절 방송하고 있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중 ‘1박2일’, ‘무한도전’, ‘꽃보다 누나’ 등은 특정 방송국이 정식 수입한 가운데 경쟁 방송국에서 계약도 하지 않고 베끼기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중국방송의 표절 의혹이 일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은 해당 프로를 만든 제작사들에게 맡겨진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심폐소생송’에 대한 중국 장수위성TV 표절 논란의 경우 제작사인 코엔미디어가 홀로 중국 정부과 주한중국대사관에 투서와 공문을 보내고 소송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문화체육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정부 기관은 포맷은 국내외 저작권법에서 “아이디어로 분류되어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거나 “마이크로소프트도 MS에서 직접 대응하지 미국 정부에서 관여하지 않는다”며 자칫 국제적인 분쟁에 정부기관이 휘말려드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문체부 연구용역보고서는 구체적으로 방송포맷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비영리 국제기구 포맷등록 및 보호협회(FRAPA) 등록 및 접근 기회 지원, 포맷의 법적 보호에 관한 국제포럼의 개최, 콘진원 북경사무소에 포맷 불법유통 모니터링 체계 구축, 콘진원에 방송포맷 전담 전문 변호사 고용 및 법률지원 등의 정부지원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욱 의원은 “중국이 한국 방송포맷을 무차별적으로 베껴 방송하는 상황을 방치할 경우 중국 수출은 물론 국내 방송포맷 제작의 생태계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중국정부와 추진 중인 방송분야 공동제작 협정 체결 내용에 방송포맷 표절 근절을 명확히 포함시키고 문체부와 콘텐츠진흥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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