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중단한 갤럭시노트7…배터리 이외의 원인은?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잇따른 발화로 대대적인 리콜 작업에 착수한 삼성전자가 다시 갤럭시노트7 생산중단에 들어갔다. 신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리콜 와중에 발화가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당초 삼성전자는 배터리팩 내부의 배터리셀의 분리막이 원인이었다고 밝혔고 이후 공급사 변경이 이뤄졌지만 같은 현상이 또 나타나면서 배터리가 아닌 다른 부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삼성전자는 전자공시를 통해 갤럭시노트7 일시 생산 중단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최근 갤럭시노트7 소손 발생으로 정밀한 조사와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 조정이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밀한 조사, 품질 관리 강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의 원인으로 배터리, 정확히 말해 배터리셀을 지목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발화 원인에 대해) 굉장히 깊이 조사를 했다. 배터리 셀 자체에 눌림이나 절연체의 일부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확인을 했다. 제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팩을 삼성SDI에서 ATL로 교체했으나 발화가 이어지면서 당초 지목했던 원인, 그러니까 배터리셀은 설득력이 떨어지게 됐다.

이에 대해 배터리 전문가 박철완 박사(전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는 “배터리셀에 대한 누명이 벗겨진 것”이라며 “전원관리칩(PMIC)을 포함해 다양한 원인이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가 발화된 상황이 특정지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원인을 찾기 어려운 부분으로 꼽힌다. 충전, 혹은 충전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환경에서 발화가 됐다는 점도 그렇다. 더불어 내수형과 수출형의 사양이 다르고 이에 따라 PMIC 공급사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고정된 조건이나 환경에서 발화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인 검증에 상당한 시간 걸릴 듯=잘 알려진 것처럼 갤럭시노트7은 내수형과 수출형의 사양이 다르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다르므로 PMIC도 차이가 있다. 내수형은 삼성전자가 만들었고 수출형은 퀄컴을 쓴다. 당연히 통신 모드에 따라 전력공급량을 조절하는 엔벨롭 트래커도 변화가 있다. 충전 PMIC는 맥심 제품이 쓰였다. 맥심은 갤럭시S7에도 제품을 공급한 바 있는 단골 납품 업체다. 무선충전칩은 IDT가 공급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개발 시 PMIC를 쓰지 않을 때 배터리팩에서 발화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어디까지가 연구실 단계에서의 이야기”라며 “충전과 방전을 담당하는 PMIC가 각기 존재하고 여러 겹으로 보호회로가 달라붙어서 이번처럼 발화가 이어지는 상황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모델에 따라) 특정 업체의 신규 칩이 새로 쓰이기도 했는데 이 부분을 포함해 원인 파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터리팩 공급사가 달라졌으므로 보호회로나 칩에 대한 부분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리콜 발표에서 “제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시간을 확보할 수 없던 이유는 근본적 원인을 밝혀서 소비자가 안심하고 우리 제품에 대한 무너졌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원인을 파악하느라 시간이 그만큼 걸렸고 이 부분이 소비자 신뢰와 직결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결함으로 지목됐던 배터리를 다른 업체로 바꿨음에도 같은 이슈가 지속되면서 근본적인 설계를 처음부터 되짚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철완 박사는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야 다음 제품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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