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허했으니 포기해라?…SK-CJ “끝까지 간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공정위의 인수합병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제출 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지난 4일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 심사보고서를 발송하며 1주일 뒤인 11일까지 사업자 의견서 제출과 15일 전원회의 개최를 통보했다. 심사에는 7개월이나 시간이 걸렸지만 사업자가 생각할 시간은 7일만 준 셈이다. 합병심사에 대해서는 보통 2주간의 시간이 주어진다.
공정위는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주식취득 금지 및 합병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의견제출 기간을 일주일만 준 것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선택할 카드가 없을 것으로 본 것이다. 여기에 최종 결정이 내려지는 전원회의는 통상 수요일에 진행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금요일인 15일로 일정을 잡았다. 사업자 의견을 받고 공정위가 이를 분석할 시간은 일주일도 안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속전속결이다.
◆불허했으니 포기하라?…끝까지 간다=하지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선택은 '끝까지 간다'이다.
주말을 감안하면 공정위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8일(금요일) 밖에 없다. 이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7일 공정위에 의견 제출기한 연장 및 전원회의 심의기일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연장되는 기간에 대해서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생각이 다르다. SK텔레콤은 2주 연장을 요청한 반면 CJ헬로비전은 8월 4일까지 1개월 늘려줄 것과 전원회의도 이로부터 1개월 후에 열어줄 것을 요청했다.
CJ헬로비전 분위기는 자못 비장하기까지 하다. 인수합병이 불발된 SK텔레콤도 충격이지만 CJ헬로비전은 그야말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돼버렸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결정으로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도 충격이 있겠지만 이들은 다른 전략을 세우면 된다"며 "CJ헬로비전은 인수합병 때문에 반년 넘게 허송세월했고 그룹에서의 위상을 비롯해 향후 경영정상화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에 비해 더 많은 기간연기를 요청하고 심의기일 연기 요청도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공정위 권역기준 뒤집을 수 있을까=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권역'이다. 공정위의 이번 판단이 과거의 잣대와 다르다는 점, 규제정책이 방송통신을 관할하는 미래부, 방통위와 다르다는 점, 글로벌 추세와도 맞지 않다는 점을 집중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합병법인이 출범할 경우 방송 권역별 시장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가 강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지난해 방송법 및 IPTV특별법 일부개정 법률안에 대해 ‘영업활동의 자유 및 자유로운 경쟁’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규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검토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여기에 공정위가 기준으로 삼은 케이블TV 권역도 타깃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2년 ‘다채널 유료방송 시장분석’ 보고서를 통해 케이블TV 지역사업권을 광역화 내지 폐지해야 한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담당 공무원이 직접 참여한 보고서의 내용에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사후규제를 통해 충분히 규제가 가능하다고 설명이 돼 있다. 이번 결정과는 맞지 않는 보고서다.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CJ헬로비전은 "이번 사안은 방송 통신 시장의 경쟁상황에 대한 복합적인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의견서 및 관련자료를 검토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며 "이와 같은 과정이 수반되지 않은채 공정위 결정이 관철된다면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세계적 추세를 역행하는 시대의 오판으로 글로벌 시장에 회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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