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V 공정수행 핵심 장비 EVG 850 TB/DB
* 7월 25일 발행된 <인사이트세미콘> 오프라인 매거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VG 850 TB/DB는 2012년 7월 공식 출시된 TSV용 임시 본딩, 디본딩 장비다. EVG는 90년대 후반부터 본딩, 비본딩 장비를 다뤄온 업체로 관련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 TSV 파일럿(테스트) 라인을 도입할 때 이 장비를 공급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TSV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EVG의 850 TB/DB 장비 역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는 2년마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이론’을 발표한 인물로 유명하다. 지난 50년간 이 이론은 마치 자연적 법칙(law)처럼 잘 지켜져 왔다. 그러나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노광 장비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이 이론은 최근 수정 혹은 폐기될 위기에 처해 있다. 반도체 업계에선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로 집적도를 향상시키는 방법을 찾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른바 ‘무어의 법칙, 그 이상’(More than Moore)을 찾고 있는 것이다.
모어 댄 무어의 후보 기술군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실리콘관통전극(through silicon via, TSV)이다. TSV는 칩에 매우 미세한 구멍을 뚫고, 동일 칩을 수직으로 적층한 뒤 관통 전극으로 연결하는 첨단 적층 기법을 의미한다. 집적도 확대를 위한 기술로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TSV는 적층된 웨이퍼 간에 최적화된 신호의 전송경로를 제공하며, 기존의 와이어 본딩 영역이 필요 없어 패키지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데이터를 주고받는 속도 역시 기존 와이어 본딩 방식 대비 빠르다. 이미 D램 메모리와 이미지센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에서 TSV 기술이 조금씩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TSV 공정은 일반적으로 화학적 식각법을 활용해 웨이퍼에 구멍을 뚫은 후 전극 형성을 위해 구리 도금을 실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웨이퍼의 박막화(thinning) 공정이다. 웨이퍼와 웨이퍼를 수직으로 정렬한 뒤 뚫려 있는 구멍 사이로 전극을 형성하려면 기존 웨이퍼를 얇게 갈아내는 공정 과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300mm 웨이퍼의 두께는 780마이크로미터(㎛) 정도인데, TSV에 사용하려면 이 두께를 50㎛까지 갈아내야 한다. 즉, 처음부터 780㎛ 깊이의 구멍을 뚫는 것이 아니라 50~55㎛ 정도의 구멍을 뚫어놓은 뒤 박막화 과정을 거치면 자연스럽게 구멍이 생기는 것이다.
문제는 갈아내고 난 다음이다. 웨이퍼의 두께가 50㎛까지 얇아진 상태에선 종이처럼 돌돌 말려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이 상태 그대로 공정 과정을 수행할 순 없다. 이 때문에 나온 것이 바로 템로러리 본딩(Temporary Bonding) 디본딩(Debonding) 장비다. 이들 장비는 얇은 웨이퍼를 받침대 역할의 캐리어 웨이퍼 위에 임시적으로 붙이고, 공정 과정이 끝나면 이를 다시 떼어내 주는 역할을 한다.
EVG 850 TB/DB
EVG 850 TB(Temporary Bonding), DB(Debonding)는 2012년 7월 공식 출시된 TSV용 임시 본딩, 디본딩 장비다. EVG는 90년대 후반부터 본딩, 비본딩 장비를 다뤄온 업체로 관련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 TSV 파일럿(테스트) 라인을 도입할 때 이 장비를 공급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850 모델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효율성을 개선해 기존 장비 대비 공정 생산성(Throughput)을 두 배나 향상시켰다. 시간당 40회 이상의 본딩, 디본딩이 가능하다고 EVG 측은 강조하고 있다. 이 장비에 적용된 EVG의 XT 프레임은 초고속 이송용 로봇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웨이퍼를 담을 수 있는 4개의 풉(front opening unified pod, FOUP)을 로딩하는 것이 가능하다. 풉은 10개까지 수용된다.
이 같은 설계를 통해 멈춤 없이 고속, 고효율로 본딩, 비본딩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EVG 측이 강조하는 내용이다. EVG 850 TB/DB는 웨이퍼 본딩시 사용되는 접합 재료를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개방 시스템 설계가 적용돼 고객사가 원하는 재료 업체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EVG XT 프레임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모듈러 디자인이다. 본더 챔버 대신 스핀 코터나 UV를 쬐어주는 챔버 등을 자유롭게 바꿔 낄 수 있다. 이는 공장 설계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요소로 EVG 전 제품군의 장점이기도 하다.
토어스텐 마티아스 EVG 사업 개발 기획자(박사)는 “박막화 공정에서 디바이스 웨어퍼와 캐리어 웨이퍼간 임시적 본딩, 디본딩은 3D IC의 양산을 가능케 하기 위한 중요 단계”라며 “EVG 850 TB/DB는 최상의 생산성과 높은 수율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TSV 시장 커지면 급속도 확산 예상
TSV는 웨이퍼 박막화 공정이 필수적이므로, 이후 원활한 공정 수행을 위해서는 EVG 850 TB/DB 같은 장비도 꼭 필요하다. 다만 아직 TSV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율 때문이다. TSV는 여러 장의 웨이퍼를 층층이 쌓는 형태이다 보니 불량 칩과 양품 칩이 불가피하게 연결될 경우 해당 칩은 버릴 수 밖에 없다. 이는 원가 상승을 야기하는 요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가 상승률이 10% 정도에 그쳐도 소자 제조업체들이 TSV 기술을 적극 도입할 텐데, 지금은 50% 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관련 시장이 커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TSV와 관련한 재료, 장비 시장이 커지려면 메모리와 시스템온칩(SoC) 분야에서 본격적인 양산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론의 경우 TSV 기술을 적용한 D램인 하이브리드메모리큐브(HMC)를 소량 양산하고 있고, SK하이닉스도 비슷한 방식의 TSV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양산을 시작해 엔비디아,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용 메모리로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서버용 D램에 TSV를 기술을 접목, 공급을 준비 중이다. 이미지센서 분야에선 소니가 TSV를 활용한 적층형 제품을 상용화한 상태다. 해당 제품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력 스마트폰에 탑재되고 있다.
양원식 한국EVG 사장은 “한국 내에서 발생하는 매출 가운데 본딩 장비 비중은 80%로 높다”며 “850 TB/DB는 한국EVG 장기 성장동력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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