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리드-옵티스, 팬택 국내 고객 버리나…AS, 사실상 포기
- 외주 통해 전국망 구축 화웨이보다 못해…이번 주 법원 판단 ‘변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팬택이 지난 17일 새 주인을 찾았다. 쏠리드-옵티스컨소시엄이 팬택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라는 신대륙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국내 팬택 이용자는 사실상 방치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쏠리드-옵티스컨소시엄의 팬택 인수가 확정될 경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현재 컨소시엄의 청사진엔 팬택 국내 사후서비스(AS)는 빠져있다. 휴대폰 보증기간은 개통일로부터 1년이다. 팬택의 마지막 신제품은 지난해 11월 나왔다. 통신사는 아직도 팬택 제품을 팔고 있다. 소비자 피해 대응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쏠리드 참여 전 옵티스는 이마트에 입점한 AS센터 10곳만 남긴 채 나머지는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S센터가 있는 이마트 인근에 살지 않는 이용자는 택배를 통해 접수하는 형태다. 스마트폰은 한시라도 떨어지면 불편한 제품이다. 택배를 통해 제품이 오가면 최소 3~4일은 스마트폰 없이 살아야한다. 방문보다 수리 전문 거점센터 개념이다.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 진출한 화웨이코리아도 택배 AS를 하고 있다. 그러나 옵티스 계획과는 천양지차다. 화웨이 전국 AS센터는 전국 약 40개에 다다른다. 택배는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 서비스다. 화웨이는 국내 물량은 적지만 고객 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했다. 비용은 외주 계약으로 줄였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국내 사업 여부를 정하지 못했어도 문제가 있다. 대책 없이 한국을 떠난 HTC 사례도 있다. 국내 사업을 접어도 고객은 그대로다. 이들이 인수하려는 팬택은 그들의 것이기도 하다. 고객이 한 번 마음을 돌리면 국내 사업을 다시 하려해도 쉽지 않다. 이는 쏠리드와 옵티스 모두 개인(B2C)사업보다 기업(B2B) 비중이 큰 업종을 해왔던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 팬택 인수 비용을 최대한 낮추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통신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기는 부담스럽다는 태도다. 자칫 AS책임이 통신사로 넘어올 수 있어서다. 쏠리드는 SK텔레콤과 KT에 통신장비를 납품하는 관계다. 통신사 관계자는 “우리도 채권자이기 때문에 AS에 대해 지장이 없는 수준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팬택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3부는 팬택을 청산보다 매각에 무게를 둔 이유로 ‘소비자 피해 최소화’를 꼽은 바 있다. 법원은 이번 주 중으로 컨소시엄에 팬택 제품 AS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은 허가했지만 법원은 아직 회생계획안 인가 등 팬택 M&A에 관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 결국 법원이 결정에 따라 기존 고객 AS가 달라지는 셈이다.
쏠리드 관계자는 “국내 사업을 어느 정도 할지에 따라 AS가 달라질 것”이라며 “국내 사업이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는 힘들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려있다”고 당초 안보다 진전된 AS 계획을 제시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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