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침체된 제습기 시장, 돌파구 찾아야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하루 하루 달라지는 날씨가 일반인들에게는 일상의 소소한 변화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에어컨, 난방용품, 제습기 등 계절 상품을 판매하는 일부 업종에게 날씨는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대한 변수다.
요즘 제습기 생산업체들이 좌불안석이다.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섰지만 지난해처럼 장마기간이 짧거나 비가 오지 않는 ‘마른장마’가 이어질 경우 판매량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이번주 내내 비소식이 있으나 지난 몇 달간 ‘마른장마’로 인해 쌓인 재고를 털어내기엔 부족함이 있어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제습기 업체들은 날씨 때문에 울고 웃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져야 제습기도 많이 팔린다. 우리나라 기후에서 고온다습한 기간은 6월에서 8월까지 약 3개월로 짧다. 이마저도 장마나 태풍이 북상하지 않는다면 고온의 날씨에 그쳐 판매에 도움이 안된다. 실제로 지난 2013년에는 연이은 장맛비에 제습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0% 증가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제습기 판매가 바닥을 치고 있다.
당연한 귀결이지만 제습기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뭔가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찾아야 한다. 지금 당장 남아있는 재고를 털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부가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예를들면 단순히 습기를 제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헬스케어와 사물인터넷의 결합 등을 통해 개인 건강관리와 같은 부가적인 기능 개발을 염두에 두는 노력도 병행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정보기술(IT)의 혜택을 제품개발과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업체들이 제품 개발을 돕기위해 현재 국내 대형 금융회사의 정보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플랫폼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이는 물론 제습기업계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적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 내려면 업계와 정부의 노력이 병행돼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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