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 로봇청소기, 유진로봇이 공급…‘메이드인 코리아’ 거세다
- 밀레 ‘스카우트 RX1’이 대상, 6개월 후에 출시될 듯
-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 확대 기대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유진로봇이 독일 생활가전 업체 ‘밀레’에 로봇청소기를 공급한다. 규모는 5만대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공된다. 유진로봇은 지난 2011년 필립스에 로봇청소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후 계속해서 글로벌 생활가전 업체와 인연을 맺게 됐다.
9월 5일(현지시각)부터 10일까지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14’에서도 로봇청소기는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밀레를 비롯해 다이슨 등 전 세계 진공청소기 시장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업체가 모두 신제품을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업체가 로봇청소기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로봇청소기가 스마트홈을 구성하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제품으로 인식됐다는 점, 두 번째는 시장이 확대됨과 동시에 수익률이 높다는 점이다. 로봇청소기는 다양한 센서와 함께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어 집안을 지키거나 모니터링 하는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나아가서는 사물인터넷(IoT)과의 연계를 고려할 수 있다.
17일 업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유진로봇은 밀레에 로봇청소기 ODM 공급을 진행하기로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IFA2014에서 공개된 밀레 로봇청소기는 유진로봇이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레코리아 안규문 지사장도 독일서 기자와 만나 “이번 로봇청소기는 밀레에서 만들지 않고 외부 업체에서 제공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밀레는 IFA2014에서 적지 않은 공간을 활용해 로봇청소기를 홍보했다. 위치도 부스 정중앙에 마련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로봇청소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몇 년간 내부적으로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고 국내 로봇청소기 업계와도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왔다.
이번에 선보인 로봇청소기(제품명 스카우트 RX1)는 구체적인 사양과 성능은 알려지지 않았다. 출시시기도 공식적으로는 미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세세한 수정과 함께 최종 디자인과 색상 등이 결정되는 6개월 이후에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밀레가 유진로봇에서 로봇청소기를 공급받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세탁기와 오븐,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와 같은 핵심 제품은 모두 독일에서 생산한다. 일부 냉장고와 건조기 등은 외주를 받는다. 품질과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는 제품만 직접 만든다고 보면 된다. 이는 로봇청소기 시장이 아직까지 대중화되지 않았고 독일에 생산라인을 둘 만큼의 비중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로봇청소기를 자체적으로 설계해 만들 수 있는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며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높아 글로벌 업체라도 쉽게 들어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시바와 샤프전자도 삼성전자로부터 로봇청소기를 공급받은바 있다.
한편 밀레에 로봇청소기를 공급하게 되면서 유진로봇의 실적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미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1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출비중은 매출의 절반이 넘는 56%에 달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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