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도 한류…중국인 큰 손에 모뉴엘 미소
- 면세점, 수출 물량 만드는 족족 무섭게 팔려
- 전기밥솥 이은 신한류 대표 생활가전으로 부상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국산 로봇청소기가 새로운 한류 상품으로 떠올랐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로봇청소기는 아이로봇이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역별 주거문화가 제각각이라 틈새시장이 상당히 크다. 예컨대 국내는 물걸레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일본의 경우 집안내부가 협소해 소형 로봇청소기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로봇청소기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국가는 다름 아닌 중국이다. 2011년 기준으로 중국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전체 진공청소기의 약 3%에 해당하는 2만3000대 정도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50% 이상을 기록해 오는 2018년에는 18억위안(한화 약 300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 잘 팔리는 로봇청소기는 대부분 현지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성능이 좋아서가 아니라 가격이 수입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1000~2000위안, 한화 약 16~38만원) 때문이다. 아이로봇, 삼성전자, LG전자의 경우 3000~4000위안(한화 약 50~6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뉴엘 로봇청소기가 현지는 물론 면세점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모뉴엘은 월 1만대 이상 로봇청소기를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면세점과 수출 물량은 자체 생산뿐 아니라 별도의 아웃소싱을 맡길 정도로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모뉴엘 관계자는 “모뉴엘 중국 법인이 있음에도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요 면세점에서 대부분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러 판매원도 중국인으로 구성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국내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인 267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53.8%가 늘어났다.
그 동안 한류를 대표했던 생활가전은 전기밥솥이 빠질 수 없다. 국내 전기밥솥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이 면세점은 물론 중국내 유통망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중국에서 한국산 전기밥솥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품질이나 성능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따지고 보면 모뉴엘 로봇청소기가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복잡하고 반복적인 기능을 가진 유럽이나 미국산 로봇청소기와 비교해 사용자 편의성이 높고 디자인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디자인과 사용자 관점에서의 제품 설계는 모뉴엘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가치다. 모뉴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경영자(CTO), 모뉴엘온쿄라이프스타일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원덕연 부사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4 인터내셔널 CES’에서 기자와 만나 “기술력을 바탕으로 감성적이고 감동을 주는 제품을 지속해서 개발하겠다”며 “아직도 로봇청소기는 초기 시장이라 성장세를 바탕으로 충분히 1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바 있다. 당시 모뉴엘은 ‘능동형 스마트 로봇청소기’와 ‘로보 스핀’을 통해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중국 현지 업체의 1000위안대 보급형 로봇청소기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당분간 품질과 디자인에 있어 한 수 위인 한국산 제품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내 로봇청소기 소비자층이 젊다는 것을 고려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 그리고 주요 오프라인 유통망 확보가 중국 로봇청소기 시장 공략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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