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토종 스메그? LG전자 꼬망스 컬렉션 ① ‘냉장고’
- 195리터 용량에 디자인 강조한 독특한 냉장고
- 내부는 평범, 선물하면 좋아하겠지만 내돈주고 사기에는…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전자 ‘꼬망스 컬렉션’은 국내 생활가전 업계에서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일종의 핀셋 마케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그 동안 특정 고객을 공략하고자 몇몇 제품이 출시되기는 했으나 꼬망스 컬렉션처럼 냉장고, 드럼세탁기, 진공청소기, 로봇청소기, 침구청소기, 전자레인지, 정수기 등 7가지로 이루어진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선 꼬망스라는 단어가 처음 붙은 제품부터 살펴야 한다. 바로 드럼세탁기로 LG전자가 세탁기 사업을 시작한지 44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 제품은 다분히 삼성전자 ‘아가사랑’ 세탁기를 견제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
지난 2002년 출시 이후 특별한 마케팅 없이 입소문을 통해 누적으로 4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아가사랑을 보면서 LG전자는 이 시장에서의 성공을 나름대로 확신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생활가전, 특히 세탁기에 관한한 자부심이 상당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처럼 와권식 세탁기가 아닌 드럼세탁기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슷한 형태의 제품을 내놓은 동부대우전자 ‘미니’와도 차별화가 필수적이다.
이후 LG전자는 꼬망스의 반응에 상당히 고무됐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꼬망스 컬렉션으로 덩치를 키웠다. 사실 새롭게 등장한 제품은 냉장고, 진공청소기 정도로 나머지는 기존에다가 색상만 추가했다고 봐야 한다.
꼬망스 컬렉션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냉장고도 드럼세탁기와 마찬가지로 해외 현지법인의 생산역량을 최대한 활용했다. 아시아태평양에서 LG전자 냉장고 전진기지는 인도네시아가 담당한다. 이 제품도 배타고 넘어온 물건이라는 의미다. 그 동안 판매해온 인도네시아산 냉장고는 주로 일반형이었고 품질이 국내산보다 다소 부족했던 경험이 생각났기에 꼬망스 컬렉션도 비슷한 수준이지 않을까 생각됐다.
일단 겉모습은 산뜻하다. ‘럭셔리 라임’ 색상은 말 그대로 고급스러운 느낌에 톡톡 튀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외형은 일단 만족이고 재질과 감촉도 기존 인도네시아산 냉장고보다 한층 나아보였다.
꼬망스 컬렉션 냉장고의 용량은 195리터로 이 정도면 싱글족이나 자취방에서 2~3명이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가격과 용량 때문인지 컴프레서는 일반 정속형을 장착했다. 이에 따른 소음은 43데시벨(dB)로 측정됐다. 참고로 인버터 컴프레서를 장착한 냉장고 소음은 37~40dB 수준이다.
용량이 작다보니 냉장실과 냉동실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 이는 냉기를 뿜어내는 간접냉각(간냉)이 아닌 벽면에서 냉기를 전달하는 직접냉각(직냉)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로 저용량 냉장고나 김치냉장고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직냉은 냉기 유지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으나 성애가 끼기 때문에 정기적인 청소가 필요할 수 있다. 간냉과 직냉은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어 어느 방식이 우월하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이 용량대의 냉장고에서 직냉을 선택한 이유는 전력소비량과 사용자 편의성 등을 두루 고려한 결과이기도 하다. 참고로 직냉을 이용하는 냉장고는 온도 차이로 인한 이슬을 방지하기 위해 본체 앞면이나 옆면에서 열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정상적인 반응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온도조절은 내부 오른쪽 위에 마련된 다이얼을 이용하면 된다. 보기에도 투박하고 겉모습과 달리 저렴한 모양이어서 불만이다. 안쪽으로는 냉동실에서 흘러내리는 물받이가 있고 아래쪽으로 선반이 3개 장착되어 있다. 가장 아래쪽은 야채실로 쓰면 된다.
화려한 디자인에 취했건만 내부는 너무 평범해서 심심할 지경이다. LG전자 냉장고는 워낙 수납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고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엿보이는데 이 제품은 이런 기대를 무참히 짓밟았다. 더구나 실내등도 요즘 신형 냉장고에서 찾아보기 힘든 필라멘트 전구를 쓴다. 원가절감도 좋지만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하나 달아주기가 그리도 아까웠는지…
그렇다고 이 제품의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 인터넷 최저가로 50만원에 육박한다. 이 정도면 300~400리터급 일반형 냉장고 구입이 가능하다. 소비자 입자에서 봤을 때 꼬망스 컬렉션 냉장고를 구입할 가치는 오직 디자인과 독특함, 그리고 자기만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그래도 비슷한 콘셉트의 수입산 냉장고에 비하면 훨씬 양심적인(?) 가격이지만 말이다. 차선책으로 선택해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결론을 내면 꼬망스 컬렉션 냉장고를 돈 주고 구입할 소비자는 명확하다. 독특한 콘셉트의 제품을 찾는 고객이다. 아무리 곱씹어도 이 제품이 꼬망스 드럼세탁기보다 많이 팔리기는 어려울 듯하다. 어쩌면 꼬망스 컬렉션은 드럼세탁기와 진공청소기를 돋보이기 위해 다른 생활가전이 들러리를 섰는지 모른다. 실속파 소비자라면 같은 값에 더 용량이 큰 냉장고를 구입할 수 있으니 이쪽을 알아보기 바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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