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던진 삼성전자 세탁기 사업…생활가전 본가에 돌직구
- 2015년 생활가전 1위 달성을 위한 광폭 행보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 세탁기 사업이 유럽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은 ‘프리미엄’이고 중심에는 ‘WW9000’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동안 유럽은 공략이 가장 어려운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북미에서는 냉장고뿐 아니라 세탁기에서도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 월풀 등을 밀어낸 지 오래지만 유독 유럽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유럽은 생활가전 본고장이나 다름없다. 세계 최초의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이 모두 유럽에서 개발되어 전 세계로 퍼졌다. 그만큼 생활가전에 대한 자존심이 강하고 소비자나 관련 업체 모두 역사와 전통을 중요하게 따진다. 이는 생활가전이 문화적인 부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점에서 WW9000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디자인, 기능, 성능이 이전 제품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진일보됐다. 특히 제품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가격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 최대 유통 업체인 ‘다띠’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격은 1899유로(한화 약 264만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가격인 239만9000원보다 더 높을 뿐 아니라 이 분야에서 ‘명품’으로 인정받아온 밀레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다띠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른 드럼세탁기 면면을 들여다봐도 WW9000이 얼마나 프리미엄에 공을 들였는지 알아챌 수 있다. 지멘스, 보쉬, 일렉트로룩스, LG전자 등에서 선보인 최고가 드럼세탁기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단순히 가격만 높다고 해서 프리미엄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본기와 함께 탄탄한 브랜드가 갖춰져야 가능한 일이다. 이는 삼성전자 브랜드 파워가 유럽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공략에 들어갔다고 봐야한다.
◆유럽 공략을 위한 전략형 제품=WW9000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삼성전자가 이 사업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우선 용량의 경우 10Kg으로 국내와 북미에서의 트렌드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용량대라는 점에서 확실한 지방색을 띄고 있다고 봐야 한다. 쉽게 말해 유럽 공략용 전략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다른 특징은 세탁량에 따라 세제를 자동으로 투입해주는 ‘오토 디스펜서’ 기능이다. 이 기능 자체는 이미 작년에 선보인 ‘W9000’에 포함된 터라 신기한 것은 아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세탁량에 물의 양까지 고려한다는 것과 세제 및 섬유유연제 투입방법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WW9000은 10Kg 용량이다. 따라서 본체 크기가 이제까지 오토 디스펜서 기능이 적용된 19Kg 이상 모델보다 작을 수밖에 없다. 본체를 키우지 않으면서 오토 디스펜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도어 아래쪽에 별도로 세제통을 넣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덕분에 본체 외부는 5인치 터치스크린과 전원 및 시작‧일시정지 버튼만 배치가 가능했다.
작년 버전의 오토 디스펜서는 액체세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올해는 가루세제까지 지원한다. WW9000은 별도로 조약돌 모양의 가루세제 케이스인 ‘아쿠아 페블’이 제공된다. 이곳에 가루세제를 담고 세탁조 안에 넣는 방식이다. 작은 부분이지만 프리미엄에 걸맞은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향후 삼성전자 세탁기 사업은 북미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처럼 유럽에서의 공략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1위 달성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 동안 잘 해왔던 사업 위주로 프리미엄 전략이 더 넓게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WW9000의 등장은 첫 걸음에 불과할 뿐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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