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금융 IT셰어드서비스 전략…향후 운명은?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메리츠금융정보와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청산 및 조직 분리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그룹의 자회사가 IT운영 및 전략을 전담하는 셰어드서비스센터(SSC)전략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정보는 지난 3월 20일 정기주총을 통해 3월 31일부 해산을 결의하고 청산인으로 박철민 씨를 선임했다. 메리츠금융정보는 오는 6월까지 회사에 대한 채권액 신고를 접수한 후 최종 청산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 2008년 4월 1일 설립된 메리츠금융정보는 시기적으로 공교롭게 정확히 6년 만에 해체 됐다. 2012년 78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던 이 회사는 메리츠종금과 메리츠화재 차세대 IT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가동하는 등 SI(시스템 통합)사업에서 능력을 발휘해 왔다.
하지만 IT아웃소싱에 의한 정보유출 방지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IT전문 자회사의 해체가 결정됐고 현재 메리츠금융정보 직원들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으로 모두 복귀한 상태다.
최근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이 지난달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우리금융그룹의 분리매각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은행과 경남은행 매각의 열쇠였던 조특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우리금융그룹의 IT셰어드센터 역할을 하던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조직 분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5월 중으로 계열사 분리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지방은행 2곳의 매각과 관련해 양 은행 관리인력을 기존 업무에서 배제시키고 새로운 업무 인력을 충당한 바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의 조특법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기존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리에프아이스는 인건비 측면에서 이중의 부담을 지는 등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특법 통과로 매각절차가 예정된 수순을 밟게 되면서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조직 분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올해 예정된 우리은행의 매각절차에 따라 통합매각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인수업체의 의중에 따라 존속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자회사를 통한 IT아웃소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존속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처럼 금융IT 자회사를 통한 셰어드서비스센터 전략이 몰락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금융그룹의 IT자회사가 안고 있는 수익성 확보라는 고질적인 문제 탓이다.
금융 IT자회사는 그룹 금융사에 대한 아웃소싱과 SI사업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지속적인 사업이 발주되지 않는 한 성장을 도모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특히 대형 금융그룹 산하의 IT자회사는 폐쇄적인 금융IT시장 구조 때문에 외부 사업을 적극적으로 수주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물론 기업은행의 IT계열사인 IBK시스템의 경우 중소 캐피탈사 들의 차세대 사업을 적극적으로 수주하면서 수익창출에 나서고 있지만 대형 금융그룹 산하 IT자회사는 회사 구조상 중소규모 IT사업에 뛰어들기가 부담스럽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금융권의 1기 셰어드서비스센터 전략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새로운 운영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SC은행 등 외국계 은행이 전산시스템 아웃소싱을 전문 업체에 맡기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처럼 2기 셰어드서비스 센터의 경우 계열사가 아닌 IT전문 업체 위주의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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