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강인두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AMK) 대표이사(사장)가 내년도 국내 반도체 소자 업체들의 시설투자액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사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선 3D 핀펫(FinFET), 메모리 쪽에선 3D 적층 낸드플래시의 투자가 예상된다”라며 “본사에서도 이 같은 추세를 인지, 내년도 반도체 웨이퍼 장비 투자액이 올해보다 10~20%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 로직칩 분야의 경우 올해와 비슷한 투자 경향을 보이겠지만,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D램에서도 일부 시설투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AMK는 세계 1위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의 한국 법인이다. 이 회사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대기업들이다. 반도체 쪽에선 노광(리소그래피)을 제외한 증착, 열처리, 배선, 평탄화, 검사, 식각, 도금, 이온주입 등 대부분의 장비를 다루고 있다. 디스플레이 쪽에서는 박막트랜지스터(TFT) 증착 분야가 주력이다.
장비 업계는 전방 산업계의 투자 위축으로 근래 들어 어려움을 겪었다. 세계 1위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도 지난 2년 연속 매출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내년에는 파운드리와 낸드플래시, D램 분야의 투자 확대로 다시금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강 사장은 “2013 회계연도(2012년 11월~2013년 10월)에 (삼성전자 등) 한국 고객사의 국내외(북미 및 중국) 장비 투자로 AMK가 올린 매출액은 약 12억달러 수준”이라며 “내년도 시설투자액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3~4년간 PC 분야가 완전히 침체된 반면 모바일 기기는 대폭 성장했다”라며 “모바일 기기의 성장 추세, 사물인터넷(IoT) 추세와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으로 인한 부품 수요에 대비하려면 우리 고객사들 역시 설비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분야는 내년 수급 상황이 균형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기기의 고해상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패널 기업들이 기존 비정질실리콘(a-Si) TFT 라인을 인듐(In), 갈륨(Ga), 아연(Zn) 등을 화합(O)한 옥사이드(Oxide) 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공정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디스플레이 쪽 우려가 많지만 올해 대규모 증설이 전무했고 TV의 대형화, 고해상도 라인 전환 등을 고려하면 내년도 수급 상황은 오히려 공급이 달릴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며 “AMK는 고해상도 라인 전환과 중국 신규 LCD 공장 가동에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 BOE와 CSOT의 8세대 LCD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5년에는 상당한 패널 공급초과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 사장은 본사와 일본 도쿄일렉트론(TEL)의 합병 일정에 대해서는 “전달받은 바가 없다”면서도 “합병이 완료되면 연구개발(R&D) 비용 절감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