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쌓여가는 K-팝 앨범, 예쁜 쓰레기인가요?…새로운 대안 속속 등장

조윤정 기자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며 연간 음반 판매량 1억 장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팬덤의 '앨범깡' 문화로 인한 환경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CD를 듣는 사람이 줄어든 시대에도 실물 앨범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해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디지털 앨범이 기존 피지컬 앨범을 대체할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앨범깡은 팬들이 아이돌 그룹의 음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앨범을 구매하는 문화로, 주로 음악방송 1위나 팬사인회 응모를 목표로 한다. 특히, 앨범에 포함된 랜덤 포토카드가 이러한 소비를 더욱 부추긴다. 이로 인해 실물 앨범 판매량은 급증하지만, 구매 후 불필요한 앨범이 처치 곤란한 '쓰레기'로 전락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러나 5세대 아이돌의 등장과 함께 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윤리적 가치·지속 가능성·개인의 정체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됐다. 이에 따라 음반 산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QR 코드, NFC 등을 활용한 디지털 앨범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이브, SM 엔터도 플라스틱 CD대신 'QR코드', '스마트 앨범' 출시

SM 엔터테인먼트 남자 아이돌 그룹 라이즈 스미니(SMini) 앨범 스크린.
SM 엔터테인먼트 남자 아이돌 그룹 라이즈 스미니(SMini) 앨범 스크린.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도 이 같은 친환경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하이브는 자사 소속 아티스트의 디지털 앨범인 ‘위버스 앨범’을 지속 가능한 소재로 지난해 전면 교체했다. 이에 따라 앨범을 포장하는 비닐은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생분해 가능 소재로 바꾸고, 종이 앨범 케이스와 포토 카드도 물에 잘 녹는 수성코팅 재질로 변경했다. 또, QR 카드를 플라스틱 재질에서 지류로 바꿔서 생산한다.

위버스 앨범은 실물 CD 대신 QR 코드를 통해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아티스트의 전곡 음원과 사진 콘텐츠 등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앨범이다. 또한, 기존 앨범과 마찬가지로 실물 포토카드가 포함되며, 차트에 앨범 판매량도 동일하게 반영돼 팬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는 ‘스미니(SMini)’라는 스마트 앨범을 제작해 발매하고 있다. 스미니는 CD 케이스 모양의 미니어처 아크릴 키링 안에 CD를 본뜬 NFC 칩이 내장된 형태로, 특정 앱을 설치한 후 스마트폰에 칩을 대면 곡을 감상할 수 있다. 일반 CD 앨범보다 패키징이 간소화돼 플라스틱 및 종이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친환경 흐름에 동참하는 시도로 평가된다.

◆ 돌비 사운드로 최애 앨범 감상, 8K 직캠 영상까지… ‘스테이지 앨범’ 등장"

인공지능(AI)기술과 음향 기술을 특화한 디지털 앨범도 있다. kt지니뮤직은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차세대 몰입형 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와 KBS의 AI 직캠 영상 기술을 탑재한 디지털 앨범 ‘스테이지 앨범’을 새롭게 런칭했다.

‘스테이지 앨범’은 실물 CD 대신 QR 코드를 통해 동명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아티스트 앨범의 전곡 음원과 AR 포토카드, 퍼포먼스 영상 등의 독점 콘텐츠 등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적용된 음원으로 청취자들은 섬세하고 정교한 사운드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

또한, KBS 버티고(VVERTIGO) 기술로 제작된 초고화질 아티스트 직캠 영상을 앨범에 수록해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한 대의 8K 카메라로 멤버별 직캠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기술은 카메라 한 대 만으로 여러 대의 카메라를 사용한 효과를 낸다. ‘스테이지 앨범’은 앞서 언급된 기술이 접목된 아티스트의 퍼포먼스 영상, 촬영 현장 비하인드, 스페셜 쇼츠, 포토 이미지를 독점으로 공개한다.

츄 미니 2집 스테이지 앨범. [ⓒ kt지니뮤직]
츄 미니 2집 스테이지 앨범. [ⓒ kt지니뮤직]

지난해 6월 발매된 츄 미니 2집 스테이지 앨범에서는 AR 포토카드 기능이 눈길을 끌었다. 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된 실물 포토카드 위에 카메라를 작동시키면 츄의 영상이 구동된다. 각 컨셉의 포토카드 위에서 재생되는 영상 외에도 AR 포토카드 두 장을 붙여 카메라를 비추면 또 다른 영상도 확인할 수 있어,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러한 ‘스테이지 앨범’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CD가 야기하는 환경 문제를 예방하고, ESG를 실천하는 환경 친화적 앨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해일 kt지니뮤직 콘텐츠본부장은 “당사가 새롭게 선보인 ‘스테이지 앨범’은 국내외 혁신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앨범으로 아티스트가 선보이는 음악과 영상의 본질적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며 “앞으로 ‘스테이지 앨범’을 지속 제작, 유통해 디지털 앨범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나가고 음악업계 내 ESG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