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시스코와 알카텔루슨트(ALU)가 조직개편에 돌입했다. 구조조정을 추진해온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NSN)는 광 전송 사업 매각 작업을 최근 완료했다. 노키아가 지멘스가 확보하고 있던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로 함에 따라 사명 변경 등 일부 변화도 예상된다.
다국적 통신·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어려움을 타개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스코는 8월 새 회계연도를 앞두고 최근 지사 조직개편 작업을 시작했다.
사업조직을 ‘EU(Execution Unit)’주축으로 재정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방침에 맞춰 아키텍처와 솔루션 중심 비즈니스를 발굴,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조직을 보다 효율적인 업무 수행·의사결정 구조로 탈바꿈하고 새로운 매출을 창출할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부시장별로 쪼개져 있던 수직 영업체계를 일부 통폐합·재배치하고, 사업부 내에서 영업과 마케팅, 기술지원 등 각 영역이 보다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EU 장은 부사장·전무급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일부 인원 감축이 뒤따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시스코가 집중하는 아키텍처·솔루션 비즈니스는 데이터센터,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 비디오, 협업, 보안 등이다.
이같은 조직개편이나 인원감축설에 대해 시스코코리아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연도를 앞두고 국내 비즈니스 전략과 조직을 구상 중에 있지만, 아직 공식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시스코코리아의 조직개편은 작년 하반기부터 예견돼 오다 올 초 지사장 사임으로 가시화됐다. 현재 시스코코리아는 5개월째 레스 윌리엄스 사장이 대행을 맡고 있다. 본사 부사장급으로 격상되는 한국 지사장직 후임자는 지난 3월부터 물색해 왔다.
알카텔루슨트는 지난달 IP 네트워킹 및 유무선 울트라 브로드밴드 액세스 전문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3개년 ‘쉬프트플랜(The Shift Plan)’을 내놨다.
미쉘 콤버 CEO가 지난 4월 취임한 후 알카텔루슨트는 수익성 제고, 지속적인 성장과 시장 입지 강화를 위해 구상해온 전략이다.
이를 위해 알카텔루슨트는 4개 주요 사업조직으로 기존 IP 라우팅과 광 전송 부문을 합친 IP 라우팅 및 전송, IP 플랫폼, 무선, 유선으로 정하고, 각 부문별 수장을 임명하는 등 발빠른 실행에 들어갔다.
이에 맞춰 앞으로 한국지사의 사업 구조 및 조직 개편이 예상된다.
국내에서 알카텔루슨트는 오랜 기간 무선·이동통신 네트워크 사업과 유선 광 전송 장비 사업에 강했다. IP 관련 사업을 전략 사업으로 육성, 강화한다는 이번 계획을 밝히면서 앞으로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시스코·주니퍼네트웍스 등과의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IP 에지 라우터 시장에서 알카텔루슨트는 이미 전세계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코어 라우터를 출시한 이후 해외에서 IP 장비 분야에서 잇단 승전보를 알리는데 주력해 왔다.
회사측은 IP 라우팅, 전송, 플랫폼과 관련 서비스로 구성된 코어 네트워킹 부문에서 작년 대비 2015년까지 매출 15%, 영업이익 12.5%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또한 알카텔루슨트는 새로운 비즈니스 개발과 고객 지원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사업조직과는 별도로 운영돼온 고객딜리버리(CD) 조직의 포스트세일즈, 기술지원, 유지보수 등도 합쳐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알카텔루슨트 관계자는 “본사의 전략 변화에 맞춰 지사 조직도 변경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된 사항은 없다”며 “IP 라우터 등 IP 장비 관련사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강화될 것이고, 기존에 주력해온 광 전송, 무선 등의 사업도 큰 변화 없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는 노키아가 최근 지분 50%를 지멘스로부터 인수함에 따라 노키아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이에 따라 인수계약이 마무리될 오는 3분기 안에 사명과 브랜드가 변경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운영 중인 조직구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최근 2~3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 모바일 브로드밴드 전문기업으로 변모했고, 수익구조도 상당히 안정화됐다.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는 이달 1일자로 광 네트워크 사업부문 매각도 완료했다. 앞서 수익성이 미비하고 비전 이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여러 사업부문을 정리했다. 반면에 모바일 브로드밴드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는 계속 확대하고 있다.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코리아 관계자는 “사명과 브랜드 변경 이외에 조직개편 등 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란 방침이 공식화된 상태”라며,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는 지난해 4분기 최고 실적을 경신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흑자실적을 낸 만큼, 계획돼온 2014년 말 기업공개(IPO)까지 꾸준히 수익을 내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