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이폰5S용 28나노 AP 양산… 신규 고객 확보에도 ‘안간힘’
- 아이폰6용 20나노 AP 주문은 아직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5S에 탑재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양산한다. 아울러 신규 파운드리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직 차기 아이폰6(가칭)에 탑재될 20나노 AP 생산 주문을 받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파운드리 사업부는 최근 애플 아이폰5S에 탑재될 모바일 AP ‘A7칩’의 양산에 돌입했다. 신형 AP는 기존 A6칩과 비교하면 제조공정이 32나노에서 28나노로 미세화된다. 내장 그래픽처리장치(GPU)도 이매지네이션의 파워VR 5시리즈에서 파워VR 6400 시리즈로 업그레이드됐다. 애플의 신형 AP는 공정 미세화와 새로운 GPU 채택으로 전력소모량은 줄어들고 처리 성능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운드리 양산은 과거 삼성과 애플이 이미 계약을 체결해놨던 건이다. 삼성전자는 아이폰6가 출시되기 전인 내년 상반기까지 아이폰5S와 차기 아이패드(A7x)용 AP 생산 주문을 받아놨다. 그러나 차기 제품인 아이폰6용 20나노 AP 파운드리 물량 주문은 아직 받지 못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차기 제품의 생산은 삼성전자가 아닌 대만 TSMC에 맡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관련된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TSMC는 미세패턴 디자인 룰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양쪽 파운드리를 함께 활용해서 동일한 성능의 칩을 만들려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라며 “이 때문에 애플이 한 업체에 물량을 밀어줄 가능성이 높은데 삼성은 아직 주문을 받지 못했고, TSMC는 장기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TSMC에 차기 AP 생산을 맡겼다면 삼성 파운드리와는 ‘완전히 결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은 전년 대비 98% 성장한 43억3000만달러였다. 이 가운데 애플 물량 비중은 89%(38억53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주문이 빠지면 연간 4조원이 넘는 매출액이 허공에 사라진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최근 아마존과 소니 등 신규 파운드리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아마존은 자사 저가 태블릿 ‘킨들’ 시리즈에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오맵’ 모바일 AP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TI가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자 독자 AP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니는 자사 휴대용 게임기 PSP에 ARM 기반 AP를 독자 개발해 탑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애플과 거래가 끊어졌을 경우를 대비해 최근 아마존과 소니, 엔비디아 등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라며 “신규 고객을 확보하지 않으면 지어놓은 공장을 놀리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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