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사업 첫 결과물… 아크로닉스 22나노 3D 핀펫 FPGA 출하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파운드리(위탁생산) 서비스의 첫 결과물을 내 놨다.
이 회사가 자사 양산 라인에서 타사의 상업용 제품을 생산, 출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미국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Field-Programmable Gate Array) 설계 업체인 아크로닉스는 22나노 3D 핀펫(인텔 기술명 트라이게이트) 구조의 FPGA ‘스피드스터 22iHD1000’의 샘플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인텔의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된다. FPGA에 3D 핀펫 구조가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은 지난 2010년 11월 아크로닉스에 자사 공정기술과 양산라인을 빌려주는 파운드리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아크로닉스는 인텔과의 협력으로 FPGA 시장의 강자인 자일링스, 알테라보다 앞서 3D 핀펫 공정의 FPGA를 양산할 수 있게 됐다.
EE타임스 등 외신은 TSMC와 삼성전자가 2014년 3D 핀펫 공정을 도입할 예정인 만큼 아크로닉스는 업계 선두 업체보다 2년 가량 빨리 앞선 공정의 제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아크로닉스 측은 “인텔의 앞선 공정이 적용돼 전력 소비량과 생산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샘플 칩의 테스트가 마무리되는 오는 3분기 중 이 제품의 대량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을 접한 전문가들은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은 최근 인텔이 시스코와 파운드리 계약을 맺고 네트워크용 칩을 위탁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TSMC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파운드리 거래선을 늘리려는 애플도 인텔의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FPGA 업계에서 보는 또 다른 의미는 미국의 ‘정보 보안’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FPGA는 개발자가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다. 중간 중간 칩 기능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통신 기지국이나 중계기, 우주선과 자동차 등 고급형 제품의 연구개발(R&D) 및 소량 양산용 시제품에 주로 탑재된다.
아크로닉스의 FPGA는 설계(산타글라라)부터 생산(인텔 오리건 공장), 패키징(인텔 애리조나 공장)까지 모두 미국 지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우주선, 군사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외부로 기밀이 새어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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