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이 애플 물량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세계 3강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세를 지속한한다면 올해는 GF를 누르고 2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만 43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 TSMC(171억6700만달러)와 GF(45억6000만달러)의 뒤를 이어 세계 3위 자리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98%나 성장한 것이다. 이 같은 성장률은 전 세계 업체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라고 IC인사이츠는 설명했다. 2011년 업계 3위였던 대만 UMC는 4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호조세인 이유는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A 시리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물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IC인사이츠는 지난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서 애플 물량이 차지한 비중이 89%에 달했다고 추정했다.
삼성전자가 이런 고성장을 지속한다면 올해는 2위 업체인 GF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한국 기흥, 미국 오스틴)의 생산 여력은 300mm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5만장 규모로 추정된다. 연간 매출로 환산하면 약 54억달러 수준으로 이는 GF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상회한다.
애플은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TSMC, 글로벌파운드리, 인텔 등으로 거래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은 애플 물량을 소화해낼 만한 여력이 없어 공급망 다변화는 몇 년에 걸쳐 느릿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IC인사이츠는 예상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를 모바일 AP와 묶음 상품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애플이 삼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퀄컴 등 파운드리 고객을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