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 이익률, 삼성 LG 추월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업체들이 정부 지원 등 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한국과 대만의 경쟁사 보다 높은 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중국 패널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한국 및 대만 경쟁사보다 앞섰다고 발표했다.
중국 1위 패널 업체인 BOE는 1분기 매출 13억달러, 영업이익 6400만달러를 기록, 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CSOT는 매출 5억4200만달러, 영업이익 5700만달러의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4%에 달한다.
BOE와 CSOT의 영업이익률은 대만 AUO(0.2%)와 이노룩스(2~3% 추정)는 물론 한국의 LG디스플레이(2.2%)보다도 높은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1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이익의 70% 가량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서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의 영업이익률은 사실상 중국 업체들이 가장 높았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중국 패널 업체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우호적 대내외 경영 환경 덕에 이처럼 높은 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BOE와 CSOT에 기술 개발비를 지원하고 세금 감면 혜택도 주고 있다. 1분기에만 이 금액이 5000만~3억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디스플레이서치는 추정했다. 관세 효과도 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대형 LCD 패널에 부과하는 관세를 기존 3%에서 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자국 세트 기업들이 BOE나 CSOT의 저렴한 패널을 구입하는 효과로 나타났다.
우호적인 대내외 경영 환경도 중국 패널 업체들의 이익률 개선을 도왔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중국 패널사의 8세대 장비 입고 비용이 한국 업체보다 20% 가량 낮은 것으로 봤다. 기술의 상향평준화로 장비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셰 디스플레이서치 부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8세대 공장 건설 시기가 한국과 대만보다 늦었지만, 이 때문에 초기 투자금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BOE와 CSOT는 8세대 공장의 90%를 32인치 TV 패널 생산에 할애하고 있다. 생산 품목을 줄이면 그 만큼 생산성이 높아진다. 백라이트유닛(BLU)을 붙이지 않은 셀(Cell) 상태의 32인치 LCD의 수급 균형으로 가격 하락이 덜했던 것도 도움이 됐다. 다만 이 같은 사이즈 집중 전략은 중국 정부가 대형 패널 수입 관세 인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 세트 업체들은 자국 패널 업체들이 32인치 패널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관세를 추가로 인상할 경우 40, 50인치대 TV 원가가 올라간다며 반발하고 있다.
안수훈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국제협력팀장은 “세트 업체의 반발이 있긴 하나 중국 정부가 자국 패널 사업을 키우기 위해 관세를 8%로 올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라며 “이럴 경우 BOE와 CSOT의 이익률은 보다 높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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