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디스플레이가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사업에 뛰어든다. 이 회사는 그간 액정표시장치(LCD)를 주력 제품으로 삼아왔지만 OLED로의 사업 전환을 이루지 않으면 이익 확대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 4.5세대(730×920㎜) AP2 라인과 구미 6세대(1500×1850㎜) P6 라인을 소형 OLED 패널의 생산 기지로 전환하겠다는 중단기 계획(안)을 세우고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올 하반기 파주 AP2에 설치된 OLED 파일럿 라인에서 ‘언브레이커블(깨지지 않는)’ OLED 패널을 소량 양산한다. 언브레이커블 OLED 패널은 플라스틱 기판을 도입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초기 단계다. 파일럿 양산 이후 연말에는 월 약 3만5000장 규모로 OLED 패널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파주 AP2는 저온폴리실리콘(LTPS) 라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이곳의 생산 용량(기판 투입 기준 월 7만5000장) 대부분을 애플 아이폰용 고해상도 패널 생산에 할당하고 있다.
회사는 올 4분기 구미 6세대 P6-1 라인의 LTPS 전환(월 2만장 규모)이 완료되면 AP2의 아이폰 패널 생산량 50% 이상을 P6-1(P6 LTPS) 라인으로 이관할 계획이다. 파주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용 패널의 절반 이상을 구미로 이관하고, 남는 용량은 OLED 생산에 할애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봉지(Encapsulation) 장비와 관련된 일부 설비 투자 집행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연말까지 구미 P6-2(6만5000장), P6-3(5만장), P6-E(6만5000장) 아몰퍼스실리콘(a-Si) 라인 가운데 일부를 LTPS로 전환한 뒤 OLED 패널을 본격적으로 양산한다는 중기 계획도 세웠다.
한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6세대 라인에서 OLED를 양산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RGB 유기물 증착 기술 개발에 발목이 잡혀 고해상도 구현이 어려울 경우 투자 일정이 지연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소형 OLED 패널에선 삼성디스플레이와 동일한 RGB 유기물 증착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컬러필터를 활용하는 화이트(W) OLED와는 달리 RGB 방식은 증착 기술의 고난도로 고해상도 구현이 어렵다.
LG디스플레이가 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OLED로의 전환을 꾀하는 주된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이미 소형 LCD는 판가 하락으로 많은 이익을 남기기가 어려워진 상태다. OLED에 집중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0%에 가까웠던 반면, LG디스플레이는 3%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업계의 관계자는 “기술 개발 외에도 어떤 고객사를 확보할 것인가도 투자의 변수”라며 “현 시점에선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형 고객사가 전무한 상태인데, 모회사인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만 보고 투자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