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협력사 H사와 D사는 LG의 대형 화이트(W)OLED와는 무관한 업체인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경찰은 LG디스플레이의 협력사 두 곳이 LG OLED 패널 기술을 국내외로 빼낸 정황을 포착한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로도 기밀이 유출됐다고 판단하고 9일 오전 아산, 천안, 기흥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과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선 삼성이 LG의 TV용 WOLED 기술을 빼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LG디스플레이의 WOLED 라인에는 H사와 D사의 장비가 설치되지 않아 이 같은 추정은 근거가 없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WOLED 라인의 기판(백플레인) 공정에선 아바코, 주성엔지니어링, LIG에이디피, 아이씨디 장비를, 증착 공정에선 일본 도키를 비롯 야스, 아바코, LIG에이디피, 선익시스템의 장비를, 봉지(밀봉) 공정에선 주성엔지니어링, LIG에이디피, 탑엔지니어링, 선익시스템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술유출 혐의를 받는 두 업체가 양산 라인에 장비를 넣진 못했더라도 공동 개발까진 진행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장비 발주를 받지 못하자 해당 업체가 관련 정보를 자의 혹은 삼성 측 요청에 의해 누설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산 라인에 장비를 공급하지 못한 업체의 정보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질 것인가는 경찰 조사 등으로 드러날 것”이라며 “다만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는 그 자체가 삼성에게는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무혐의 수사결과를 내놓지 않을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입을 타격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무 인력이 LG 협력사 두 곳과 접촉해 ‘별 것 아닌’ 정보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대외적 해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삼성이 OLED 기술 유출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자 업계의 일반적 동향 파악이나 자연스러운 인력 이동을 과장해 ‘기술 유출’ 이미지를 씌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찰 등 당국 판단에 따라야하겠지만, 검찰 송치가 이뤄질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해당 사안에 대해 어떻게 해명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