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올 연말부터 20나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본격 양산한다. 아울러 내년에는 3차원(D) 핀펫 구조의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주에 위치한 오스틴사업장의 확장 라인을 20나노 및 14나노 3D 핀펫 공정으로 채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4조500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8월부터 오스틴사업장 낸드플래시 라인을 시스템반도체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 장비 배치를 마치면 본격적으로 20나노 모바일AP를 양산하게 된다. 이 라인에선 14나노 핀펫 구조의 3D 반도체도 일부 생산될 예정이다.
핀펫(FinFET)은 3차원 입체 구조의 칩 설계 및 공정 기술을 의미한다. 입체 구조여서 돌출된 게이트의 모양이 상어지느러미(Fin)와 비슷하게 생겨 핀펫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핀펫이 적용되면 누설 전류는 줄어들고 성능은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근 글로벌파운드리는 28나노 및 14나노 핀펫 공정으로 각각 생산된 ARM 코어텍스 A-9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비교 결과를 공개했다. 14나노 핀펫 공정의 제품의 소비전력은 28나노 대비 62% 감소하는 반면 성능은 61%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14나노 핀펫 공정도 이와 동등한 수준의 전력소모량 감소 및 성능 향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0나노 및 14나노 핀펫 라인의 공정 일부를 공유하는 방법으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20나노 노드 설계를 3D로 바꿔 집적도를 높인 것이 14나노 핀펫 공정이다. 두 공정은 동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테스트칩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나노, 14나노, 10나노 공정까지 기존 이머전 노광 장비를 활용해 두 번 혹은 세 번의 다(多) 패터닝으로 노광 공정을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7나노 공정부터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이 회사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했다.
삼성전자 및 IBM과 반도체 제조기술을 공유하는 ‘커먼 플랫폼 연합’의 일원인 글로벌파운드리는 2015년 10나노, 2017년에는 7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중장기 로드맵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이 22나노 공정에서 3D 입체 구조를 가장 먼저 적용해 가장 앞서나갔고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 TSMC는 10나노대 공정에서 3D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라며 “2015년 후반기 이들 공정으로 생산된 고성능 저전력 칩은 스마트폰 등 완제품의 성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