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으로 우울한 MS 태블릿…서피스 프로 전망도 불투명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작년 10월 26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8과 함께 판매를 시작한 ‘서피스’ 태블릿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피스는 ‘윈도RT’를 OS로 이용한다. ‘x86’ 명령어를 사용하는 인텔이나 AMD의 중앙처리장치(CPU) 대신 ARM 계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장착됐다. 이는 서피스가 기존 윈도에서 설치할 수 있던 소프트웨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일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서피스의 반품률이 높아 출하량보다 실제 판매량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MS는 공식적으로 서피스의 판매량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2012년 4분기 125만대가 출하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가운데 채널을 통한 판매 비중은 55~50%로 예상된다.
따라서 실제 서피스 판매량은 70만대 전후라고 봐야 한다. 출하량은 말 그대로 시장에 공급된 물량이지 소비자가 최종 구입한 수치와는 차이가 있다.
IHS아이서플라이 로더 알렉산더 애널리스트는 “서피스는 반품률이 높고 윈도RT에 대한 업체들의 관심도 적다”며 “MS의 파트너들은 ‘우리에게 승리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MS의 부진은 서피스가 판매되지 않는 국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윈도8 출시 이후 윈도RT를 내장한 태블릿이 잇따라 선보였으나 시장에 제대로 출시된 제품은 에이수스 ‘비보탭RT’와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요가11’이 거의 전부다. 그나마 판매 성적도 신통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아예 ‘아티브탭’의 국내 및 미국 출시를 포기한 상태다. 이 회사 미국 PC 및 태블릿 담당 마이크 어베리 수석부사장은 “미국에서 윈도RT 기반 태블릿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바 있다.
현재 MS는 서피스의 부진을 오는 2월 6일(현지시각) 판매하는 ‘서피스 프로’를 통해 만회하기를 원하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서피스 프로는 이미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x86 기반 태블릿인데다가 OS도 윈도8을 이용한다. 풀HD(해상도 1920×1080) 디스플레이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지만 국내 출시 여부는 불투명하다.
여기에 서피스 프로는 기본적으로 40GB 가량의 저장 공간을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져 사용자 불편이 예상된다. 128GB, 64G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사용하고 있는 서피스 프로에서 사용자가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저장 공간은 83GB, 23GB에 불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윈도RT가 국내에서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봐야하고 PC 기반 태블릿이 더 많은 관심을 끌 것”이라며 “서피스 프로가 국내에 공급되더라도 이미 윈도8 태블릿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라 얼마나 파급력을 지닐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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