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 차세대 반도체 공정 R&D 논의 활발…장비 업계 ‘협업’ 강조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반도체의 주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의 표준 직경을 현재 300㎜에서 450㎜로 전환하기 위한 업계의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450㎜ 웨이퍼는 300㎜ 대비 면적이 2.25배 넓어 웨이퍼 한 장에서 뽑아낼 수 있는 칩 수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그러나 450㎜ 반도체 공장을 꾸미려면 거액의 투자금이 필요하고, 실제 공장을 운용할 때도 비용 절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어 업계의 표준 논의 및 합의가 지지부진했었다.
최근 450㎜로의 전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이유는 업계 리더인 미국 인텔과 대만 TSMC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10나노 공정 아래로는 웨이퍼 크기 자체를 늘리지 않으면 추가적인 생산량 확대 및 원가 절감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 대응은 매우 선제적이다. 인텔은 본격적인 연구개발(R&D)로 최근 열린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산업 전략 심포지엄(ISS)에서 최초의 풀 패터닝 450mm 웨이퍼<사진>를 선보였다. 인텔은 올해 20억달러를 투입해 첫 450㎜ 공장을 짓겠다는 발표도 했다. TSMC는 2016~2017년 사이 450㎜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 뒤 2018년에는 대량 양산 체제를 갖춘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뒀다. 반면, 상대적으로 작은 면적의 칩을 다루는 SK하이닉스나 도시바 같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공급 과잉 우려 및 투자 여력 제한으로 지금의 300㎜ 웨이퍼 체제가 되도록 오래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세미콘코리아2013 오프닝 행사에선 최근 반도체 장비 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450㎜ 웨이퍼 전환에 관한 기술 로드맵과 도전 과제가 공개됐다. 유럽 최대 나노반도체연구기관인 IMEC와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KLA텐코, 램리서치, 유진테크의 실무 책임자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이들의 발표 내용을 요약해 글로 옮겼다.
IMEC “협업과 혁신 노력은 필수, 필요하면 업체간 통합도”
룩 반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최고경영자(CEO)
고객사(소자, 파운드리 업체들) 가운데 450㎜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업체는 과연 어디고 그 수는 얼마나 될까? 450㎜ 공장을 지으려면 상당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투자액을 회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 고객사를 설득해야 한다. 그들도 계속 투자만 할 순 없다. 설득을 위한 4가지 KPI(Key Performance Indexes)를 뽑아봤다. 우선 기술이다. 미세공정 수준이 10나노 밑까지 내려갔을 때, 공정 전환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450㎜가 줄 수 있다. 다음은 웨이퍼 처리량(Throughput). 고객사는 300㎜ 대비 50% 수준까지 높여줄 것을 요구한다(300㎜에서 시간당 100장을 뽑았다면, 450㎜에선 50장까지 용인). 다음은 장비가 차지하는 공간이다. 고객사는 300㎜ 대비 1.4배 정도로 맞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마지막은 가장 중요한 비용이다. 450㎜ 공장 하나를 새로 꾸미려면 약 100억달러(한화 약 11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300㎜ 공장과 비교하면 두 배나 많은 것이다. 고객사들은 300㎜ 대비 1.3배 정도까진 용인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소요 비용을 낮춰줘야 한다. 따라서 450㎜는 300㎜보다 더 많은 표준화가 필요하다. 공용 부품과 기술이 많아지면 장비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협력해서 표준화 속도를 더욱 높이자.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450㎜로의 성공적 전환은 업계의 이행 전략 동기화”
수브라마니 라이어(Subramani lyer)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시니어 디렉터
새로운 크기의 웨이퍼를 도입하는 데에는 항상 업계의 고충이 따랐다. 200㎜에서 300㎜로 전환될 때도 그랬다. 우리는 450㎜ 양산 시점을 2018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직, 파운드리, 메모리 업계 모두가 이 시기를 맞춰야 한다. 2013~2014년 사이 첫 데모 장비가 출하될텐데 전환 과정에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하나 싫다고 빠지면 공동의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향후 5~6년 사이 10나노미터까지 회로 선폭을 줄여야 하고 450㎜ R&D까지, 돈 들어갈 때가 많다. 시너지가 나야 한다.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이제는 서로 이런 문제를 얘기할 때가 됐다. 표준화도 마찬가지다. 이건 SEMI가 할 일이다. 표준화 규모를 늘려야 한다. 고객사가 원하는 사양을 그때 그때 맞춰주다보면 비용이 올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술 혁신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혁신을 이루기 위해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장비 가격은 어떻게 책정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업계 전체가 동기화되어 하나로 나아가야만 450㎜로의 성공적인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KLA텐코 “첫 450㎜용 측정 장비 출시, 2018년엔 막강 경쟁력”
허버트 알텐돌퍼(Hubert Altendorfer) 450㎜ 프로그램 Sr 디렉터
KLA텐코는 측정 장비가 주력 사업이다. 6개월 전 업계 처음으로 450㎜용 측정 장비를 선보였다. R&D는 이미 3년 전부터 시작했다. 2018년 양산 공장이 들어선다고 가정하면, 실제로 제품을 팔 때까지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450㎜ 전환을 위해선 100여개의 공정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 중간중간 측정할 장비가 필요한데, 우리가 그 장비를 먼저 제공해 수율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업계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상당히 빨리 시작했기 때문에 450㎜ 시대가 오면 KLA텐코는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 자신한다. 생산성은 300㎜ 대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측정 시간은 웨이퍼 면적에 비례한다. 450㎜ 웨이퍼는 300㎜ 대비 면적이 2.25배 넓기 때문에 측정 시간은 그 만큼 오래 걸린다. 300㎜ 때에는 광원 소스, 센서, 그 외 기타 부품을 교체하고 측정 알고리듬도 개선해 동일한 수준의 처리량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450㎜는 300㎜ 대비 조금 더 느릴 것이다. 장비 크기도 커질 수 밖에 없다. 나도 협력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야 성공적인 전환이 가능하다.
유진테크 “한국의 젊은 중소기업도 450㎜ 선제 대응”
이주영 유진테크 부사장
10년 주기로 웨이퍼 직경이 변경됐지만 2018년 첫 양산 공장이 들어선다고 가정하면 300㎜에서 450㎜로의 전환은 1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2000년 설립된 유진테크는 지난해 연간 매출 1억6000만달러, 13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젊은 중소기업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연간 매출 성장률은 50%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의 주력은 전공정 핵심 장비인 화학기상증착기(CVD)와 저압화학기상증착기(LPCVD)인데 450㎜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09년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450㎜ LPCVD는 웨이퍼 핸들링이 가장 어렵다. 직경이 커지다보니 고온에서 휘는 현상을 잡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450㎜ LPCVD 양산 버전은 2014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고 플라즈마도 작년부터 시작했다. CVD와 SEG는 시의 적절한 타이밍에 공급이 가능할 것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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