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과 LG가 디스플레이 특허 기술로 상호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양사 특허 분쟁이 국가 기술 발전에는 이로울 게 하나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번 중재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이번 주 LG디스플레이 한상범 사장을, 다음 주 삼성디스플레이 김기남 사장을 만나 최근 전개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특허 분쟁에 관해 양사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이후 양사간 대화와 협상을 주선해 상호 제기한 특허소송 취하 등 화해를 이끈다는 구상이다.
박용민 지경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사무관은 “일본과 대만의 경쟁 업체들이 서로 힘을 합쳐 한국을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LG가 특허 분쟁에 자원을 쏟아붓는 것이 국가적으로 이롭지 않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중재 착수 배경을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유출 공방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액정표시장치(LCD) 분야로 특허 소송 범위를 확대하는 등 다툼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일본과 대만의 경쟁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서로 힘을 합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은 소니와, 소니는 대만 AUO와 공동 개발을 통해 올해 CES에 56인치 화면 크기에 4K(3840×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OLED TV를 첫 공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관련 사업 부서는 비상이 걸렸다. 삼성과 LG는 아직 OLED TV에선 4K 해상도를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끼리 싸우는 사이 해외 경쟁 업체들은 차근차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하며 쫓아오고 있다”라며 “일부 삼성과 LG가 내놓은 기술보다 진보한 것도 보이는데, 양사가 소모적인 감정 싸움이나 특허 분쟁에 자원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