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새해 벽두부터 게임 규제 법안이 발의돼 관련 업계가 뒤숭숭하다.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 등 17인이 강제적 셧다운제 강화와 게임업계 부담금 징수를 골자로 한 두 개의 규제 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셧다운제 법안 통과를 둘러싸고 진통을 겪었던 당시와 업계 분위기가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예년처럼 정부 규제에 풀죽은 업계는 보이질 않는다. 대신 강도 높은 규제에 발끈한 업계가 남았다.
시작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였다. 주요 게임업체인 위메이드 남궁훈 대표가 페이스북에 규제 법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급기야 지스타까지 불참하겠다고 공언해버리자 여타 업체들도 지스타 보이콧에 동참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지금 업계는 한마디로 분기탱천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강제적 셧다운제로 인한 못내 억울한 심정에 규제 법안이 기름을 부었고 한 업체 대표의 소신 발언이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혹자는 이번 규제 법안 발의가 게임업계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강제적 셧다운제 국회 통과 당시에도 게임업계에서 이렇다 할 표면적인 활동이 없었고 업체들이 한 목소리를 낸 일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뭉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모처럼 업계가 크게 목소리를 내고 불편부당한 일을 똑바로 알리자는 게 업계 일각의 얘기다.
이와 함께 위메이드에 이어 다른 업체 대표들도 규제 법안에 대해 소신을 밝히고 업계 목소리에 힘을 보탰으면 하는 얘기도 업계 일각에서 들린다.
여기에서 목소리를 냈으면 하는 대상은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대형 업체들이다. 후발업체들은 대형 업체들이 십수년간 활동을 이어오면서 자의든 타의든 게임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했는데 이로 인한 정부 규제와 부정적인 사회의 시선이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에 대형 업체들이 앞장서 길을 열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 업계 인사도 있었다.
일리 있는 말이다. 특히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모바일게임 업체는 셧다운제 불똥이 혹시나 뛰지 않을까 우려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강제적 셧다운제가 후속 규제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업계 예측이 현실화된 지금 또 어떤 규제가 업계 앞길을 가로막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규제 법안 관련해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후 대응은 고심 중이다. 성명서 발표가 될 수도 있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어 미디어 대상의 간담회를 열 수도 있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행동을 취하겠다는 게 협회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