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뉴스스탠드가 성공하려면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지난 1일부터 네이버 홈페이지에 변화가 생겼다. 뉴스스탠드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도입된 것이다. 네이버 뉴스스탠드는 기존의 뉴스캐스트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서비스로, 첫화면에 뜬 언론사의 아이콘을 누르면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페이지를 보여준다.
이용자들은 보고 싶은 언론사를 클릭하면 와이드뷰어라는 뉴스창을 통해 해당 언론사가 전해주는 20여개의 기사를 볼 수 있다. 와이드뷰어창은 각 언론사 홈페이지와 실시간 연동해 홈페이지 기사를 그대로 보여준다.
기존에 언론사별 기사를 노출시키던 뉴스캐스트가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는 비판 때문에 기사제목 대신 언론사 로고를 보여주는 것이다.
뉴스캐스트는 '충격' '경악' 등 자극적 제목으로 독자들을 유혹하고, 기사와 관계 없는 제목인 소위 '낚시질'로 더럽혀졌다. 국내 최대 방문자를 자랑하는 네이버의 메인 화면에 눈길을 끄는 제목의 기사를 걸어 놓으면 방문자가 폭증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네이버 측은 “뉴스캐스트로 인한 언론사간 과도한 경쟁과 선정적 보도 문제를 해소하고자 언론사와 학계, 이용자 등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며 개선책을 고민해 왔다”면서 “뉴스스탠드는 언론사의 편집가치를 그대로 반영하고, 기사량도 풍부해져 이용자들에게 보다 공정하고, 다채로운 뉴스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이버의 기대대로 흘러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뉴스스탠드가 도입된 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낚시질이 근절됐다고 보기 어렵다. 여전히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연예인의 성추행 기사가 하루종일 뉴스스탠드의 톱에 걸려있고, 옛날 같으면 사회면 구석에도 실리기 어려운 사건사고 기사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뉴스스탠드는 사용자들이 한 단계 더 거쳐 기사에 도달하기 때문에 클릭수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언론사들은 줄어든 클릭을 만회하기 위해 더 선정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낚시질을 더 열심히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번 맛본 페이지뷰의 맛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대한민국 언론들은 명예를 버린 오래다.
문제는 별다른 해답이 없다는 점이다. 네이버 측이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언론사는 페이지뷰를 포기할 수 없다. 페이지뷰는 마약이다. 언론사가 스스로 페이지뷰를 포기하면서 정론직필 해 주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네이버가 메인화면의 기사를 직접 편집하는 시대로 돌아가기도 어렵다. 언론사들이 가만히 있지도 않을 뿐더러 또 다시 편집의 공정성, 편향성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결국 낚시질을 하고, 자극적 제목으로 유혹하는 언론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한 것이다.
원론적 이야기이지만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은 독자들만이 가지고 있다. 낚시성 기사에 낚이지 않는 독자, 자극적 제목의 기사를 클릭하지 않는 독자들이 타락한 언론환경을 구제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뉴스스탠드는 쓸만한 도구다. 낚시성 기사를 남발하는 언론사는 당장 마이뉴스 설정에서 제거해 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낚시질을 하는 언론사를 뉴스스탠드로부터 퇴출시키는 것. 그것만이 대한민국 인터넷 언론 환경을 더 이상 더 타락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길이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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