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내년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울트라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공동의 적인 삼성전자에 대항하기 위해 같은 미국 기업인 애플과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 인텔코리아 이희성 대표<사진>는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현재 울트라북은 한국이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울트라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지만 국내의 경우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울트라북 판매량은 13만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노트북 판매량은 25%에 달하는 수치다.
전반적인 PC 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유독 울트라북이 잘 팔리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적극적으로 관련 제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높고 최신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소비자가 맞물리면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된 셈이다.
이 대표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140종의 울트라북이 선보였으며 내년에는 4세대 코어 프로세서(하스웰)를 탑재한 울트라북이 출시될 것”이라며 “이정도 추세라면 국내에서 울트라북 비중은 5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태블릿과 노트북의 장점을 결합한 ‘컨버터블’ 제품도 내년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8이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컨버터블은 평소에는 태블릿처럼 이용하다가 필요한 경우 노트북처럼 키보드 사용이 가능하다.
컨버터블은 제조사에 따라 폼팩터가 제각각이다. 예컨대 본체와 키보드가 분리되는 형태, 디스플레이를 회전시키거나 슬라이딩으로 밀어 올리는 형태 등이 대표적이다. 내년에는 하스웰과 결합돼 기본적인 성능 향상은 물론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도 전략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미 지난 2010년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 업체인 아크로닉스세미컨덕터와 22나노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한바 있다.
이 대표는 “애플과의 파운드리 사업 협력은 의견이 분분하다”며 “공동의 적인 삼성전자에 대항하기 위해 같은 미국 기업인 애플과 협력할 수도 있겠지만, 인텔 입장에서는 애플 파운드리 사업으로 이익이 별로 없고 ARM 아키텍처를 사용한 제품에 최신 미세공정을 제공할 이유도 크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ARM 아키텍처를 라이선스해 스마트 기기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자산(IP)을 극대화하기 위해 2008년 P.A.세미라는 팹리스 설계 전문 회사도 인수했다. 따라서 만약 인텔이 파운드리를 제공하더라도 애플에서 인텔 ‘x86’ 아키텍처 AP를 사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래서인지 ARM은 반도체 성능을 한 단계 발전시킬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핀펫(FinFET, 3차원 반도체 설계)을 위해 TSMC, 글로벌파운드리(GF), 삼성전자 등 주요 파운드리 업체와의 전략 제휴를 진행했다.
ARM이 주요 파운드리 업체와 핀펫 협력을 강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텔과의 미세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인텔은 22나노부터 핀펫(인텔명 3D 트라이게이트)을 적용해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내년에는 14나노, 오는 2015년 10나노까지 미세공정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인텔 파운드리 사업은 확대되겠지만 전략적으로 실시될 것”이라며 “일반용 파운드리 사업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