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고군분투”…델 스토리지 사업, ROI는 언제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델이 지난 수년 간 공들여온 스토리지 사업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스토리지 비즈니스를 확장하는데 많은 투자를 해 왔지만, 투자 대비 수익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델은 그동안 PC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서버와 스토리지, IT서비스 등 엔터프라이즈 IT 중심의 전략을 짜 왔다. 특히 스토리지 부문에 많은 투자를 해오고 있는데, 인수합병(M&A)을 통해 지속적으로 외형을 넓혀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 델은 iSCSI 스토리지 업체인 이퀄로직을 인수한 이후, 2010년 한해 동안만 클러스터 NAS 업체인 엑사넷, 파일 기반의 중복제거 솔루션 업체인 오카리나네트웍스 등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SAN 업체인 컴펠런트를 인수하며, 지난 10년 간 스토리지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던 EMC와도 결별했다.
이처럼 델이 스토리지 기업을 사들이는데 쓴 비용은 25억 달러(한화로 약 2조 7000억원)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출과 순익은 기대치를 넘지 못하고 있다.
델은 스토리지 제품들 간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고, 여기에 서버와 네트워크 제품을 함께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컨버지드 솔루션’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스토리지 실적은 서버와 네트워크 사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최근 델이 발표한 2013년 회계년도 3분기 스토리지 사업 매출은 3억 8600만 달러로 16% 감소했다. 반면 서버 및 스토리지 사업 부문은 같은 기간 동안 11% 증가한 23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스토리지 사업은 지난해 EMC와 협력을 중단한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스토리지 매출은 서버 및 스토리지 매출과 비교해 30%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분기(4월~6월) 한국IDC의 자료에 따르면 델코리아는 경쟁사들이 전년 동기 대비 대부분 증가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11% 감소했다.
특히 주력분야였던 엔트리급 스토리지 시장에서 10%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2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델은 앞으로도 ‘컨버지드’ 전략을 통해 스토리지 사업을 계속해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델 스토리지 포럼’에서 델 측은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기술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델은 파워볼트와 이퀄로직, 컴펠런트 등을 통해 소형(엔트리급) 제품부터 대형(하이엔드급) 제품까지 전체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했으며, 여기에 오카리나의 중복제거 및 엑사넷 스케일아웃 기술을 통합한 데이터 보호 어플라리언스와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출시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델이 관련 기업들을 인수해서 이들을 자회사처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깊은 통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피인수 기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델만의 독특한 전략일 수도 있다.
현재 델은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킹 등의 전체 인프라를 통합해 제공하겠다는 메시지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서버와 네트워크 판매가 서서히 스토리지 매출을 끌어올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컨버지드 솔루션 도입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스토리지의 경우도 서버 아키텍처 내에서 점차 늘리는 경우가 있어 이는 긍정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델의 2U서버는 현재 38TB까지 내부 디스크에서 제공이 가능하지만, 향후 이를 50TB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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