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휘어질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가 필요치 않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만 가능할 것이라던 기존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노남석 삼성디스플레이 LCD사업부 LCD연구소 상무는 일산 킨텍스에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시회(IMID) 비즈니스 포럼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LCD 기반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R&D를 진행 중”이라며 “태블릿과 노트북에 탑재되는 중형 사이즈부터 시작해 대형 LCD 패널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4단계로 진화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1단계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을 활용해 내구성이 높인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 2단계 깨지지 않으면서도 구부릴 수 있는 밴더블(Bendable), 3단계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Rollable), 4단계 접을 수 있는 폴더블(Foldable)로 진화가 예상된다.
현 시점에서 거론되는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는 제 1단계인 언브레이커블을 뜻한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소량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노 상무가 말한 플렉시블 LCD의 초기 단계도 유리 대신 플라스틱 기판을 활용, 내구성은 높이고 무게와 두께는 축소시킨 언브레이커블 LCD를 의미한다.
그는 “기판 소재를 유리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꾸면 중대형 LCD에선 무게, 두께, 내구성에서 상당한 이득이 있다”며 “다만 고온에서 견디는 현재의 플라스틱 소재(폴리이미드)는 투명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백라이트를 써야 하는 LCD에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소재 문제가 해결된 2016년 이후 중대형 언브레이커블 LCD를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앞서 0.1mm 이하의 매우 얇은 유리 기판을 활용한 커브드 LCD 패널이 먼저 나올 가능성이 있으나 구부리거나 돌돌 말기 위해서는 결국 플라스틱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대형 LCD 패널의 플렉시블화를 연구하고 있는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소형 부문을 고려하고 있다. 윤성회 LG디스플레이 모바일 소형개발담당 연구위원은 이날 행사에서 OLED든 LCD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R&D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백라이트 때문에 플렉시블이 안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냉음극형광램프(CCFL)로는 불가능할지 몰라도 최근 발광다이오드(LED) 효율이 좋아지면서 가이드가 충분히 얇아졌기 때문에 배치만 잘 한다면 LCD로도 휘는 제품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부린 상태에서 화면을 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감안하면 그땐 그냥 화면을 끄는 식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가능성을 언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OLED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LCD쪽에서도 성숙된 기술과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