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업체들이 애플의 독단적인 행보를 견제하고 나섰다. 최근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애플리케이션(앱), 콘텐츠 수익의 30%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 애플은 앱스토어에 등록되는 앱에는 무조건 앱내부결제(In App Purchase, IAP) 방식을 탑재하도록 강제하고 IAP를 탑재하지 않은 앱은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전세계 모든 국가에 동일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애플과 국내 인터넷서비스 업체들간의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10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 인터넷·콘텐츠 관련 협회들은 애플 IAP 정책의 불공정함을 의견서로 작성해 애플에 전달했다.
인기협 최성진 사무국장은 “국내에서 보편화 되고 있는 휴대전화 결제와 같이 콘텐츠 구매 시 결제방식을 다양화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한국 내에서 통용되는 보편적인 시장관행 및 소비자 권익보호 등의 문제를 논의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포털업체들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현재 포털업체들이 출시한 앱 중에서 IAP를 사용해야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은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포털업체들이 지금 당장 IAP를 사용해 서비스하는 부분은 없지만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부터 대응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은 출판업체, 음원서비스업체 등 콘텐츠 업계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자책 시장 특성상 플랫폼 사업자(애플)과 3대 7(애플3, 콘텐츠업체7)으로 수익을 분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이라며 “전자책 유통사(예스24, 알라딘 등)가 5000원짜리 전자책을 앱스토어에서 판매해도 1500원을 떼인 후, 3500원만 취할 수 있다. 이를 출판사와 분배하면 남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출판업계에서는 당분간 애플의 IAP를 사용하지 않고 서비스를 지속할 계획이다. 애플로부터 제재를 받는다면 IAP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출판업계 뿐 아니라 음원서비스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유선에서 3000원에 판매되는 음원상품을 앱스토어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3000원 이상의 가격을 책정해야한다. 애플과 수익을 분배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멜론(로엔 엔터테인먼트), 벅스(네오위즈인터넷) 등 음원서비스 업체들은 모바일 앱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기능을 삭제하고 감상할 수 있는 기능만 탑재해 앱스토어에 등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기협은 향후 공동의견서에 대한 애플의 회신결과에 따라 업계의 추가 공동대응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며 필요하다면 방송통신위원회와도 대책을 협의할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이 허사로 돌아갈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업체들도 애플의 정책에 두손두발 다 들었다. 한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의 세금 30%’가 과도한 것은 인정하지만 ‘한국만 특별히 IAP 제재를 하지 않겠다’ 등의 정책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