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경 의원 “협의체 구성해 애플에 대항해야”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아이폰 도입 직후 애플 앱스토어가 백마를 탄 왕자처럼 등장해 국내 콘텐츠업체들에게 희망을 선사했지만, 이제는 마귀할멈으로 변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의 말이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특정 애플리케이션 등록거부, 결제수단 한정(In App Purchase), 과도한 수수료 때문에 국내 사업자들의 피해가 커진다는 주장이다.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애플 앱스토어 운영의 불공정성을 논한다’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 의원은 “애플의 불공정거래행위가 적정수준을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제재방안과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간담회에서는 이 의원을 비롯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주재욱 박사, 방송통신위원회 홍진배 과장, 한국콘텐츠진흥원 김형진 변호사, 코튼인터렉티브 김창환 대표, 한국이퍼브 김남철 팀장이 자리해 현황과 해결방안에 대해 토의했다.

◆“애플의 일방적인 앱스토어 운영, 문제있다”=간담회 발제를 맡은 주재욱 박사는 애플의 불공정거래 행위 사례를 소개했다.

아마존의 시장진입을 방해하기 위해 음반유통사와 출판사에 압력을 가하거나, 구글의 특정 서비스(구글 래티튜드, 보이스 등)를 앱스토어에 등록 거절하는 등의 해외사례와 함께, 지난해 국내 음원유통사들의 앱 등록 거절도 소개했다.

주 박사는 “아이폰이 도입되면, 국내 이통사들의 폐쇄적인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애플은 이통사보다 더욱 폐쇄적이었다”라며 “불공정거래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을 볼 때, 우리도 이러한 것들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점을 찾아야될 시기가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공정거래행위로 애플코리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한국이퍼브에서도 애플의 작위적인 앱스토어 운영을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이퍼브 김남철 팀장은 “한국이퍼브는 애플 아이패드용 전자책 앱을 개발해 앱스토어에 등록을 신청했으나 번번히 거절당했다. 이유는 자신들의 결제시스템인 앱내부결제(In App Purchase)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변을 받았다”라며 “그러나 경쟁사인 리디북스, 인터파크, KT쿡북카페 등의 앱들은 IAP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등록이 승인됐다. 이는 명실공히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앱스토어 수익의 30%를 애플이 가져가는 정책이 장기적으로 본다면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형진 변호사는 “앱 판매 수익의 30%를 애플에게 주고, 남은 70%를 가지고 개발사, 콘텐츠업체가 나눠가지는 구조는 생태계 형성에도 좋지 못하다. 경쟁사인 구글의 경우는 수수료가 아예 없거나 10%에 불과하다는 점을 볼 때 과도한 것”이라며 “물론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애플의 수익은 보장해주는 것이 옳지만 애플의 시장지배력을 생각한다면 ‘반독점거래’를 함께 생각해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의체 구성해 애플에 대항해야”=애플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제재, 견제하기 위한 방안도 이 자리에서 논의됐다.

방송통신위원회 홍진배 과장은 “애플이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은 ‘비즈니스’의 영역이므로 정부에서 주도해서 나서긴 힘들다. 반대로 중소업체들이 거대 글로벌 기업인 애플과 싸운다는 것은 더 힘들다”라며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업체들을 모아서 애플과 협의할 수 있는 ‘협상테이블’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 박사는 “(애플의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오히려 산업발전에 저해될 수 있으므로 면밀히 검토해서 차근차근 걸음을 떼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문제는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돼, 국내 중소업체들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끝으로 이 의원은 “애플 앱스토어 운영문제가 하루아침에 생긴일이 아닌 것처럼,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앞서 나온 것처럼 협의체를 구성해 현 상황에 대처해나가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에서 나온 의견을 경청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