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AMD 유력 임원이 엔비디아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했다. 이 임원은 불과 6개월 전 엔비디아의 주력 사업의 개발을 총괄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만주 햇지 AMD 퓨전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 총괄 부사장은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TFE(Technical Forum & Exhibition) 2010 행사 직후 기자와 만나 “CPU 기술을 갖고 있지 않은 엔비디아는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전략이 나오지 못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만주 햇지 부사장은 물리 엔진 피직스X로 유명한 에이지아(AGEIA)의 공동설립자다. 2008년 2월 엔비디아가 이 업체를 인수하면서 2년간 엔비디아에서 피직스X 및 쿠다(CUDA) 개발을 총괄하다 지난 5월 AMD로 자리를 옮겼다.
햇지 부사장의 이 같은 평가는 PC 업계의 기술 트렌드는 ‘통합’으로 굳어졌는데 CPU 없이 GPU 기술만 가진 업체는 서서히 시장에서 힘을 잃게 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AMD로 옮긴 지 반년이 다 되어 가는데 잘 온 것 같다”며 “AMD의 퓨전 기술을 접하곤 굉장히 밝은 미래와 비전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햇지 부사장은 GPU를 활용한 범용컴퓨팅 분야에서도 엔비디아가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GPU 프로그래밍 언어로 자사 독점 기술인 쿠다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범용성에서 떨어진다는 것이다.
햇지 부사장은 “사이버링크 파워DVD가 좋은 예인데 원래 쿠다로 개발했지만 산업 표준인 오픈CL로 넘어온 이유는 결국 점유율을 2배로 넓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 문화에 대해서는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AMD는 목표치는 주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충분한 권한을 주는 등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며 “반면 엔비디아는 굉장히 빡빡해서 내 성격하곤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주 햇지 부사장은 AMD에서 퓨전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GPU를 활용한 범용컴퓨팅 소프트웨어의 개발 확산을 지원한다. CPU와 GPU를 합친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의 경쟁력 확대를 위해서는 GPU를 활용한 범용컴퓨팅 소프트웨어가 많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햇지 부사장 및 AMD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