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AMD가 CPU와 GPU를 결합한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GPU를 활용한 범용컴퓨팅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19일 크리스 클로란 AMD 클라이언트 부문 총괄 부사장은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TFE(Technical Forum & Exhibition) 2010 행사에서 “내년 6월 13~16일까지 미국 워싱턴 부근에서 제 1회 퓨전 개발자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에선 GPU를 활용한 범용컴퓨팅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AMD는 GPU를 활용하는 범용컴퓨팅 소프트웨어 개발을 촉진시키기 위해 최근 퓨전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이라는 부서도 새롭게 신설했다. 이 부서는 신생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퓨전 펀드도 운영 중이다. 엔비디아 출신 엔지니어인 만주 해지 부사장이 퓨전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 활동을 총괄한다. 최근에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5곳의 신생 소프트웨어 업체에 투자도 실시했다. AMD는 향후 이 같은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PU를 활용한 범용컴퓨팅은 GPGPU(General Purpose computing on Graphics Processing Units)라고 부른다. 병렬 처리 구조를 가진 GPU는 다중 연산을 수행하는 일부 작업에선 물리적으로 코어 개수가 한정되어 있는 CPU보다 앞선 성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원리에 착안해 CPU가 담당하는 일부 작업을 GPU가 대신하고, 이를 통해 전반적인 시스템 성능을 높이는 것이 GPGPU의 개념이다.
AMD가 GPU를 활용한 범용컴퓨팅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향후 출시할 라노, 온타리오 등 APU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인텔의 경우 CPU와 GPU의 통합한 샌디브릿지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범용컴퓨팅 연산은 어디까지나 CPU에 맡겨두고 있다.
AMD는 GPU를 범용컴퓨팅에 활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다량으로 개발되면 자사 APU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MD가 인텔과의 향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임을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AMD의 이러한 행보는 쿠다(CUDA) 범용 병렬 컴퓨팅 기술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독려하는 엔비디아의 전략과 닮아 있다. 그러나 AMD는 엔비디아의 독점 기술인 쿠다가 아닌, 개방형 표준 기술인 오픈CL 등을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릭 데머스 AMD 그래픽 부문 최고기술책임자는 “쿠다의 경우 엔비디아의 독점 기술로 가치가 제한되어 있다”며 “개발자들 역시 특정 기술, 특정 플랫폼 위에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보단 개방형 표준을 지원하는 것이 보다 이익일 것”이라고 말했다.
만주 햇지 부사장은 “GPU를 활용한 범용 컴퓨팅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툴과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러한 활동은 장기적으로는 CPU와 GPU가 묶이는 퓨전 시대에 AMD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