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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L·파워·디스플레이 3각으로 '매출 3조'…솔루엠, '비전 3·3·3' 선포 [소부장디과장]

배태용 기자
전성호 솔루엠 회장. / 사진 = 배태용 기자
전성호 솔루엠 회장. / 사진 = 배태용 기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솔루엠이 ESL, 파워, 디스플레이 3대 핵심 사업을 축으로 '비전 3·3·3'를 선포했다. 2028년까지 매출 3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며, 각 사업 부문의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고성장 산업 진입을 통해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1일 솔루엠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고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전략의 핵심은 ▲글로벌 리테일 솔루션 전환 ▲전기차 및 AI 인프라 대응 전력 솔루션 강화 ▲광고 분석 기반 디스플레이 확장 등 세 가지 방향성을 설정하고 실행에 돌입한 것이다.

ESL(Electronic Shelf Label) 사업은 '뉴톤(Newton)' 시리즈를 통해 입증된 기술력에 SSP(Solum Solution Platform)를 결합해 솔루션 중심으로 고도화된다. SSP는 디지털 사이니지, 비전 AI, IoT 기술을 융합한 통합 리테일 플랫폼으로, 기존 ESL 단품 제조 구조에서 벗어나 매장 운영 및 마케팅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전성호 솔루엠 회장은 "ESL 업계에서 뉴톤을 통해 하드웨어에 혁신을 줬다면, 앞으로는 솔루션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회사를 탈바꿈시키겠다"며 "글로벌 리테일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겪는 문제를 SSP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솔루엠은 독일 알디(Aldi), 레베(REWE), 스페인 본프레우(Bonpreu) 등 유럽 주요 유통사와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체코·헝가리 등 동유럽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장 중이다. 북미에서는 대형 유통업체 3곳과 ESL 도입을 논의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홈센터·드럭스토어 등 다양한 리테일 채널을 대상으로 POC를 전개하고 있다. 솔루엠은 ESL 사업 부문에서 2028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파워 부문은 AI 서버 및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TV·조명 SMPS에 더해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 모듈을 공급하고 있으며, 50킬로와트(kW)급 제품은 국내 최초로 유럽 판매 인증을 획득했다. 국내 및 미국 인증도 상반기 내 확보할 예정으로, 이후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전 회장은 "전기차용 ICCU 모듈은 배터리를 제외한 핵심 전장 부품 중 하나로, 저희가 국책 과제를 주관하며 선도적으로 개발 중"이라며 "향후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인프라에 공급할 파워 솔루션의 모든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루엠 멕시코 신공장 전경. [ⓒ솔루엠]
솔루엠 멕시코 신공장 전경. [ⓒ솔루엠]

솔루엠은 CPU·GPU 냉각용 수냉 기술을 파워모듈에 적용한 수냉식 서버 파워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연내 3.2kW급 수냉식 서버 파워와 72kW급 파워 쉘프 제품을 개발해 2026년부터 양산 공급할 계획이다. 전 회장은 "과거엔 서버 제조사에 납품하는 2차 벤더였지만, 이제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고객사와 직접 협의하는 1차 벤더로 전환 중"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RMN(Retail Media Network) 기반 솔루션 확대에 집중한다. CMS, AI 기반 광고 분석, 고객 행동 트래킹 등 기술을 활용해 리테일 매장에서의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매장에서의 POC 결과, 광고 주목도와 재방문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구매 전환율도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차량용 Head-Up Display(HUD)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솔루엠은 2023년 에피톤과 협력해 AR 기반 3D HUD를 공동 개발 중이며, 관련 기술은 미국·유럽의 완성차 브랜드들과 공급 협의가 진행 중이다. 제품은 2027년 초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전 회장은 "기존 HUD의 부피 한계를 넘는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고, 솔루엠이 독점 생산을 담당할 예정"이라며 "차량 디스플레이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생산 전략도 병행된다. 지난해 가동한 멕시코 공장은 북미향 제품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2만9000평 규모의 시설 중 약 1/3은 삼성전자 회로 납품에, 나머지 2/3는 북미 시장 대응에 활용되고 있다. 전 회장은 "미국에 진출한 기업이 6700개가 넘는 만큼,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면 가장 큰 피해는 미국 기업들이 입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솔루엠의 멕시코 공장은 지정학적 우위를 가진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리스크로 인해 많은 미국 기업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멕시코 공장을 방문해 ODT를 진행했고, 일부 기업은 '삼성전자보다 잘 갖춰졌다'며 운영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며 "올해 1공장은 100% 가동에 돌입하고, 고객사 수요에 따라 2026년 2공장 증축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제1공장을 통해 3in1 보드를 생산 중이며, 2026년 가동 예정인 제2공장은 전기차 파워 모듈 등 전장 부품의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첸나이 인근의 신공장은 노조 설립이 금지된 공단에 위치해 있으며,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 등 주요 고객사가 인접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전 회장은 "질 좋은 지속 성장을 이루는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3조원 매출과 3000억원 이익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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