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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도 라이브 게임처럼… 넥슨 ‘카잔’의 소통법

문대찬 기자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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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안녕하세요. 카잔 개발팀의 이준호입니다.”

지난 28일 스팀에 정식 출시된 넥슨의 신작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의 리뷰 창에서는 유저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개발진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용자 피드백을 지근거리에서 수집하고, 이를 빠르게 반영해 게임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 같은 행보의 중심에는 카잔의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있다. 그는 부정적인 평가를 남긴 유저 리뷰에도 직접 답글을 달며 게임의 개선 방향을 점검하고 있다.

한 이용자가 “필드가 정말 어지럽다. 심지어 화톳불(귀검)까지의 거리가 멀고 함정도 많다. 몬스터 공격 한 방에 HP가 반 이상 깎인다”며 피로감을 호소하자, 이 PD는 “진솔한 플레이 경험과 피드백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필드 구성의 혼란함이나 퍼즐의 직관성 부족 등 지적해주신 부분들을 모두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며 “기대에 어긋난 점에 깊이 공감하고,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이용자에게 몇 가지 플레이 팁도 함께 공유했다.

또 다른 유저가 “인게임 키 설정이 왜 없느냐”고 지적하자, 이 PD는 “괜찮으시다면 구체적인 내용을 디스코드를 통해 알려주시겠느냐”며 “현재 키 설정 개선을 논의 중인데, 의견을 참고해 더 나은 조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스팀 내 카잔의 부정 리뷰에 직접 답글을 남긴 이준호 PD. [ⓒ스팀 캡처]
스팀 내 카잔의 부정 리뷰에 직접 답글을 남긴 이준호 PD. [ⓒ스팀 캡처]

지속적인 관리가 전제되는 온라인 게임과 달리, 완성형으로 출시되는 패키지 게임에서 이처럼 개발자가 직접 유저와 소통하며 피드백을 수집하고 즉각 반영하는 사례는 드물다. 오랜 기간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아온 넥슨이기에 가능한 행보다.

카잔 개발진은 앞서 기자 간담회에서 “골드행(개발 완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게임의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실제 카잔은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공개 직후부터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정식 출시에 맞춰 발빠른 밸런스 조정에 나섰다. 플레이어에게 과도한 좌절감을 준다는 평가를 받은 메인 보스 ‘바이퍼’와 ‘말루카’는 난이도를 소폭 낮췄고, 다른 무기에 비해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던 ‘대검’은 성능을 상향 조정했다. ‘쉬움’ 난이도도 일부 개선했다.

30일 오전 기준, 카잔은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총 2350개 이용자 리뷰 중 94%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금과 같은 소통 중심의 운영이 이어진다면, 향후 평가는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신규 유입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DLC(추가 콘텐츠) 구매로 이어져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카잔은 높은 완성도와 전투의 재미, 매력적인 아트 스타일에 힘입어 출시 초반 순항 중이다. 스팀에서는 글로벌 톱 셀러(Top Seller) 4위에 올랐으며,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는 국내 2위, 독일 4위 등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개발진은 오는 5월 이전 무료 DLC를 공개해 콘텐츠 볼륨을 확충하고, 재미를 더할 계획이다.

한편 개발진은 첫 번째 개발자 노트를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끼신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남겨달라. 하나하나 진지하게 청취하고 논의하며, 업데이트를 통해 만족도 높은 좋은 게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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