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삐걱' 폭스바겐 '질주'…글로벌 전기차 재편 '꿈틀'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판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테슬라의 부진 속 폭스바겐이 유럽·북미 시장에서 약진하며 글로벌 1위로 올라섰고, 현대자동차그룹도 북미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미국 '빅3'를 앞지르는 등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10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총 46.3만 대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그러나 기업별 성적은 엇갈렸다. 테슬라는 전년 대비 14.7% 감소한 5.7만 대 판매에 그치며 2위로 밀려났다. 유럽에서는 45.9%, 북미에서는 2.1% 판매가 줄어 주요 시장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테슬라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25년 상반기 보급형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반등을 노리고 있다. 또, 완전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고 구독형 서비스 확대를 추진해, 차량 판매 중심의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텍사스 기가팩토리의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고, 멕시코 공장 신설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가 주춤한 사이 폭스바겐그룹은 전년 대비 68.5% 성장한 8.2만 대를 판매하며 1위로 올라섰다. ID.3, ID.4, ID.7, Q4 e-Tron, ENYAQ 등 MEB 플랫폼 기반 전기차의 강세가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됐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한 것이 폭스바겐의 성장을 견인했다. 소형 전기차 중심의 라인업 확대가 유럽 내 전기차 보급 확대 흐름과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은 ID.2 출시를 준비하며 올해 이후에도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3.7만 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8.4% 성장했다. 아이오닉 5, EV6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상품성이 개선되면서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으며, 기아 EV3·EV9도 글로벌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스텔란티스, 포드, GM을 제치며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IRA 세액 공제 혜택을 활용한 현지 생산 확대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한, 기아는 EV4(준중형 전기 세단)와 EV2(소형 전기 SUV)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전기차 대중화를 겨냥한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도 현대차·기아는 소형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통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는 캐스퍼 일렉트릭(Inster)을, 기아는 EV3를 앞세워 소형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 시장은 지난해 전기차 캐즘의 영향을 받아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 1월 전년 대비 20.5% 성장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소형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유럽은 탄소배출 규제 강화 속 소형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북미는 IRA 효과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혼재하는 양상이다"라며 "완성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슈퍼사이클'을 준비하는 동시에, 캐즘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누가 기회를 선점할 것인가. 글로벌 전기차 경쟁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승부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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