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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같은 듯 다른’ 배민·쿠팡이츠 시행 앞둔 상생안 비교해보니

왕진화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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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 점유율 1·2위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업주들에게 받는 중개수수료를 각각 오는 26일과 4월1일부터 인하하는 가운데 구간 산정 방식과 신규 입점 업체 적용 수수료 등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생협의체 전후로 수수료율에 불만을 드러냈던 업주들은 여전히 상생안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가장 큰 이유는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다수 업주들이 매출 상위 35%로 분류되고 있어, 차등 요금제의 매출 규모 기준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23일 배달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이 전개하는 배달의민족(배민)은 오는 26일부터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는 업주의 매출 규모에 따라 4개 구간으로 나눠 중개 수수료와 업주 부담 배달비를 차등 적용한다.

쿠팡이 전개하는 쿠팡이츠 경우 4월1일부터 상생 요금제를 도입한다. 두 곳 모두 지난해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타결한 상생안에 따라 차등 수수료를 적용하면서 배달 매출이 작은 업주에게 더 큰 폭의 우대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

◆배민, 배달 매출별로 최대 7.8%p 인하…하위 20%는 공공배달앱 수준 적용=먼저, 배민 경우 매출 구간별 수수료율은 ▲상위 35% 이내가 7.8% ▲상위 35~80%는 6.8% ▲하위 20%는 2%가 적용된다.

즉, 중개이용료는 기존 9.8% 대비 2~7.8%p 인하되는 셈이다. 전체 가입 업주 중 매출 규모가 작은 절반에 대해서는 배달비 조정 없이 중개이용료 인하만 적용되면서 대다수 업주들이 배달 영업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현재보다 크게 덜게 된다.

매출 기준 하위 65% 구간의 업주는 주문 금액과 상관없이 배달 영업 비용이 현재 대비 감소한다. 특히 하위 20% 구간에 속하는 업주는 공공배달앱 수준의 중개이용료를 적용받아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는 게 배민 측 설명이다.

예컨대, 평균 주문금액(2만50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하위 20% 구간 업주는 배달 한 건당 기존 대비 1950원, 20~50%는 750원, 50~65%는 550원의 비용 감소 효과를 보게 된다.

차등수수료 구간은 이전 3개월 내 배민1플러스를 1일 이상 이용한 업주를 대상으로 일평균 배달 매출을 기준으로 해 산정된다. 가게 운영일수가 0일인 경우 제외되기 때문에 배달 영업을 하지 않는 업주는 상생 요금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3개월 단위로 구간을 산정하며, 산정 종료일로부터 1개월(시스템 반영 기간) 뒤부터 3개월 단위로 적용한다. 가령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배민1플러스를 이용한 업주에게는 일평균 배달 매출을 기준으로 오는 26일부터 5월까지 이용료가 부과되는 식이다.

[ⓒ쿠팡이츠]
[ⓒ쿠팡이츠]

◆쿠팡이츠, 신규매장도 바로 적용되는 월매출 환급형 운영=쿠팡이츠 중개이용료 역시 기존 9.8%대비 7.8%까지 인하된다. 쿠팡이츠 상생요금제는 음식배달 전체 매장을 대상으로 하며 쿠팡이츠 내 매출 규모에 따라 중개이용료와 업주 부담 배달비를 4개 구간으로 나누어 차등 적용한다.

배민처럼 매출 구간별 수수료율은 ▲상위 35% 이내가 7.8% ▲상위 35~80%는 6.8% ▲하위 20%는 2%가 적용된다. 특히 매출 하위 65% 구간의 업주는 주문 금액과 상관없이 기존 대비 비용 감소 효과를 볼 수 있고 하위 20% 구간에 속하는 업주는 공공배달앱 수준의 중개이용료를 적용 받는다.

쿠팡이츠는 사후 정산 방식으로 운영한다. 각 구간 산정 기간 종료일 직전 1개월 이내 배민1플러스 이용을 시작하는 신규 업주의 경우 우선 7.8%의 중개 이용료를 적용하고, 매출 데이터 축적 후 다음 구간 산정 시기부터 매출에 따른 차등 요율을 적용하는 배민과는 다른 방식이다.

쿠팡이츠는 업주의 실제 매출을 그대로 반영해 보다 합리적인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신규 업주도 바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월매출 환급형’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실제 월매출액을 기준으로 상생요금제 구간이 산정되며 해당월 기본 중개이용료 7.8%로 정산된 금액과 차액을 익월 5영업일 이내 환급한다.

신규 업주는 월 중간에 입점했더라도 영업일로부터 월 매출액을 기준으로 적용돼 영업 당월부터 바로 상생요금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계절성 등의 요인으로 매출이 낮은 월에 그에 맞는 상생요금제 구간 반영이 가능해 어려운 시기 업주들이 보다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민병덕 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과 자영업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 형제들 본사 앞에서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하 및 상생협의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20[ⓒ연합뉴스]
민병덕 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과 자영업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 형제들 본사 앞에서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하 및 상생협의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20[ⓒ연합뉴스]

그러나 이로 비춰볼 때 기존 업체 입장에선 신규 업체가 하위 구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신규 업체에 있어서도 단점을 꼽는다면 배민 경우 최근 3개월 사이 배민1을 새로 이용하는 신규 점포의 경우 매출과 관계없이 모두 7.8%를 적용받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매출 감소 등을 반영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쿠팡이츠 경우 기본적으로 가장 높은 구간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사후에 실제 적용된 수수료를 제외한 차액을 환급으로 돌려받게 된다. 상생안 시행 후 환급이 이뤄질 때인 5월이 돼서야 어떤 구간에 속하는지 알 수 있게 되는 식이다.

한편, 지난 20일 업주들의 목소리를 들은 정치권은 배민에 항의 방문을 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민병덕, 김남근, 남인순, 이강일, 염태영 의원은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를 찾아 수수료 갑질을 멈추고, 배달앱 플랫폼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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