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반차장보고서] TC-본더 경쟁 본격화·전영현 美 출장길…변곡점 선 K-반도체

배태용 기자

디지털데일리 소부장반차장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반차장이 반도체 이슈를 들려드립니다. <반차장보고서>에서는 금주 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뉴스를 선정하여, 보다 쉽게 풀어드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이번 주에는 세미콘 코리아 2025에서의 주요 이슈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협력해 개발 중인 HBM3E 공정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삼성호암상 공동취재기자단]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삼성호암상 공동취재기자단]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지난 주 열린 반도체 소부장 (소재⋅부품⋅장비)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25에서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쌓는 TC-본더 경쟁과 반도체 업계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된 자리였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HBM3E 공정을 재설계해, 발열 문제를 해결,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려는 접근을 선보였습니다.

먼저 세미콘 코리아 2025에선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간의 TC-본더 경쟁이 이번 행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TC-본더는 HBM 패키징 공정에서 필수적인 장비입니다. 한미반도체는 이미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독점 공급하며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은 기업입니다.

반면, 한화세미텍은 이번 세미콘 코리아에서 TC-본더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고 발표하며, 신제품인 'SFM5'와 'SFM5-엑스퍼트'를 공개했습니다. 특히 'SFM5-엑스퍼트'는 HBM 제조 공정에서 접합력과 정밀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강조하며 차별화된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세미콘 코리아에서 AI 시대를 대비한 반도체 공정의 발전을 위한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돼 눈길을 끌었습니다.삼성전자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는 반도체 생태계 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공정의 복잡성이 증가하며, 개별 기업들이 모든 기술을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특히 GAA 트랜지스터, 3D 패키징, 실리콘 포토닉스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협력'이 없이는 앞으로 더 나아가기 힘들다는 이유입니다.

삼성전자 송재혁 CTO는 "반도체 기술은 더 이상 개별 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혁신을 창출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AMAT 역시 병렬적 연구개발을 도입해 공정 개선과 검증을 동시에 진행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엔비디아 고위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도 주목을 끌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 1a 공정을 기반으로 한 개선형 HBM3E를 개발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세 회로 최적화와 소재 변경 등의 기술적 조치를 취했으며, 엔비디아 본사와의 미팅을 통해 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미콘코리아 현장을 찾은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오른쪽). [ⓒ한화세미텍]
세미콘코리아 현장을 찾은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오른쪽). [ⓒ한화세미텍]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대역폭 메모리의 발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발열 문제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제시한 개선된 HBM3E가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할 경우,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반등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3E 생산에 있어 1a 공정을, SK하이닉스는 1b 공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b 공정은 미세 공정 난도가 높지만, 전력 효율과 성능 면에서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에서 1c 공정을 적용하려 했으나, HBM3E 시장에서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1a 공정에서 개선된 제품을 제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여부가 HBM 시장에서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주요 이슈는 향후 AI 반도체 시장과 소부장 시장에서의 변화를 예고합니다. 세미콘 코리아에서의 TC-본더 경쟁과 AI 반도체 공정의 협력 강조는 반도체 업계가 고도화된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닫고,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의 개선된 HBM3E가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할 경우, HBM 시장에서의 성장을 재점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두 이슈 모두 향후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기술력과 협력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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